“우크라이나에 봄과 같은 평화를 주소서” 전쟁 종식을 위한 기도회

입력 2022-04-29 22:53 수정 2022-04-29 22:56
WCC 제11차 총회 한국 동행모임이 29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 앞에서 진행한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기도회 참석자들이 예배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9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 앞에 모인 50여명의 기독교인들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WCC 제11차 총회 한국 동행모임(동행모임)이 주관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서다.

기온이 13도까지 떨어져 쌀쌀했지만 참석자들은 1시간이 넘도록 자리를 뜨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참상에 대한 증언과 전쟁을 지지하는 러시아 정교회의 회개를 촉구하는 호소가 이어질 때마다 아픔에 공감하며 마음을 모았다.

기도회는 ‘떼제 공동체’의 예배 형식을 따랐다. 설교의 자리는 증언이 대신했고 엄숙한 떼제 찬양이 증언과 증언 사이를 이었다. 떼제 공동체는 프랑스 남부 부르고뉴 지방의 작은 마을 떼제에 1940년 스위스 출신 로제 수사가 만든 세계 최초의 개신교 남자 수도회다.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한 교인들이 29일 러시아 대사관이 보이는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 앞에 모여 찬양하고 있다.

첫 증언은 우크라이나인 콘스탄틴씨가 했다. 그는 “푸틴이란 우상 속에 사는 러시아는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을 어기고 있다”며 “이 전쟁은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절대 해결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기도만이 악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으로 우크라이나를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채수일 경동교회 담임목사는 “비극적인 전쟁을 겪었고 그 상흔이 여전히 분단과 분열로 고착된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하자”고 권했다.

조성암 한국정교회 대주교도 증언자로 나섰다. 그는 “정교회의 가르침은 어떠한 침략 전쟁도 용납하지 않고 정의와 진리만 추구한다”며 “전쟁은 수치와 고통, 눈물, 난민, 폐허가 된 도시만 남길 뿐 그 어떤 유익도 주지 못한다”고 역설했다.
조성암(가운데) 한국정교회 대주교를 비롯한 기도회 참가자들이 29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서 촛불 기도를 하고 있다.

기도회의 마지막은 촛불 기도가 장식했다. 참석자들은 한 사람씩 초를 들고나와 예배단에 올린 뒤 평화의 기도를 드렸다.

정동길을 지나다 기도회에 참여했다는 김희주(59)씨는 “교회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연 게 너무 좋다”며 “혼자 하는 기도보다 다 같이 모여서 기도할 때 그 힘이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행모임의 강세희(29)씨는 “봄은 시작을 알리는 계절인데 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하루빨리 우크라이나에도 봄이 찾아오길 기도했다”고 전했다.

동행모임은 오는 8월 31일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시작하는 WCC 제11차 총회를 앞두고 지난해 6월부터 매달 한 차례 정기모임을 갖고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유경진 박이삭 인턴기자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