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이 속속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종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와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우려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이벤트보다는 실적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증권가는 주문하고 있다. 코스피는 29일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4%대 강세에 힘입어 27.56포인트(1.03%) 오른 2695.05에 장을 마감했다.
1. 삼성전자 [005930]
삼성전자가 잠정 집계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하며 4%대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반등은 6거래일 만이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연달아 썼다. 이 기간 주가는 4.28% 하락하며 6만7000원대에서 6만4000원대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전날 실적 발표 영향으로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01% 오른 6만74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5거래일간 내림세를 만회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올해 1분기 매출이 작년 1분기보다 18.95% 증가한 77조78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14조12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0.5% 늘었다. 이달 초 잠정 집계한 매출액 77조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매출액은 7800억원 증가했다. 증권가에서 전망치로 제시된 매출액 75조2000억원, 영업이익 13조원을 모두 크게 웃돌았다.
등을 돌렸던 외국인 투자자도 삼성전자의 호실적 발표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달 들어 전 거래일까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3조2803억원에 달했지만 이날엔 1012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기록한 건 지난달 24일 이후 26거래일만이다. 기관도 2063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밀어 올렸다.
2. 삼성SDI [006400]
삼성SDI가 유가증권시장에서 2.17% 오른 6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4%대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삼성SDI의 이날 강세는 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전날 장 마감 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4조494억원, 영업이익은 142% 성장한 322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 4조원을 돌파한 것은 1분기 기준 처음이다.
교보증권은 삼성SDI 기업분석보고서에서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라며 “중대형 전지 사업부에서 자동차전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에도 각형 전지 호평에 따라 물량이 증가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전지는 무정전전원장치(UP)와 가정용 고부가 제품의 판매 확대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3. LG화학 [051910]
LG화학이 기대 이상의 호실적에 전날보다 3.39% 오른 51만9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전날 8.42% 오름세에 이어 이틀 연속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LG화학은 전날 1분기 연결 매출액이 지난해 1분기보다 20.4% 증가한 11조60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배터리와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전년 동기보다 27.3% 감소한 1조243억원을 기록했으나 시장 전망치였던 8953억원을 14% 웃돌았다.
국내 증권시장 대표 ‘큰손’인 연기금이 3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해 LG화학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LG화학의 수급 상황을 보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611억원, 1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중 연기금은 294억원 어치의 LG화학 주식을 사들였다. 연기금의 LG화학 지난해 순매수 금액은 작년 9월 28일의 400억원 이후 최대다.
미래에셋증권은 LG화학에 대해 “화학 부문은 여전히 어려운 시황이나 최악의 구간은 지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첨단소재는 향후 하이니켈 양극재 비중이 높아지며 수익성이 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