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부지 시민 품으로…서울시, 대규모 녹지광장 조성

입력 2022-04-29 15:42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점검하기 위해 닫힌 철문을 열고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997년부터 서울 도심 한복판에 폐허로 방치되어왔던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가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되기 전 우선 대규모 녹지광장으로 개방된다.

서울시는 종로구 송현동 내 방치됐던 공터(3만7117㎡)를 열린공간으로 조성, 광화문광장 개장시기와 연계해 올 하반기 임시개방한다고 29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송현동 부지를 방문해 정문(철문)을 직접 개방했다. 시는 철문 개방을 시작으로, 4m 높이의 담장을 낮추는 작업을 본격화한다. 송현동 부지는 서울광장(1만3207㎡)의 약 3배 규모고, 연트럴파크(3만4200㎡)와 맞먹는 규모다.

송현동 부지는 앞서 1910년 일제강점기 식민자본인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선 후, 미군 숙소,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쓰였다. 이후 1997년 미국으로부터 삼성생명이 매입했지만, 특별한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폐허로 방치됐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를 인위적인 시설 설치보다는 서울광장처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110년 넘게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공간인 만큼, 인위적인 시설을 설치하기보다는 서울광장처럼 넓은 녹지광장에 최소한의 시설물만 배치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제공

시는 청와대 개방·광화문광장 개장과 함께 녹지광장에 광화문~북촌~청와대로 이어지는 지름길(보행로)을 만들어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 차량 통행이 많은 율곡로와 감고당길 대신 이용할 수 있는 녹지보행로도 만든다.

아울러 그늘막, 벤치 등 도심에 부족한 휴게시설을 곳곳에 만들어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한다. 공연이나 전시 같은 다양한 이벤트가 열릴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해 도심 속 문화 향유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시는 향후 송현동 부지에 들어설 이건희 기증관의 건립부지 등이 확정되면 이와 조화를 이루는 통합 공간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송현동 부지를 찾아 “(청와대 개방과 시너지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직 협의한 바는 없지만, 여러 제안 받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청와대 녹지원도 잘 다듬어진 녹지공간이고, 송현동 부지까지 개방하면 광화문광장까지 녹지생태도심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