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국면에서 자신은 고립된 처지였다며 “유폐된 사람”이라고 비유했다.
박 장관은 2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수완박 입법 추진과 이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법무부 장관이 유폐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전국고검장회의에서 ‘나는 유폐된 사람이다’ 이런 표현을 했다”며 “이 법안을 둘러싼 갈등 3주간 내 역할은 무엇인가. (그간 검찰국과 소통을 잘 해왔었는데 이제는) 내가 사실상 그런 상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날 저문 과객’에 불과하다. 할 수 있는 역할, 의견들은 이야기했고 나머지는 결국 입법부인 국회가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검수완박’ 관련 국회 상황에 대한 질문에 “제가 기분이 어떻겠나. 그러나 제가 가만히 있던 거 아니고 내 나름대로 내 양심을 걸고 마지막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은 했다”고도 평가했다.
박 장관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도 재차 불만을 드러냈다. 박 장관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한 1차 합의안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기가 불러준 대로 (합의문을 작성했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며 “그 이상 어떤 합의가 가능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1차 합의가 있었고 2차 합의가 사실상 있었으며 수정안이 중간에 상정됐으니 민주당 일방의 수정안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필리버스터는 중단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