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아파트 자산 공개…시세만 ‘50조’

입력 2022-04-29 13:23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29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본사에서 공사가 보유한 아파트 자산 현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SH 제공. 연합뉴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보유 중인 아파트 10만여호의 자산 내역을 전면 공개했다. 국내 공기업 중 최초 시도다. 아파트 시세는 취득가의 약 3배 수준인 약 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H는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보유 중인 아파트 총 10만1998호의 자산 내역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자산 공개는 지난 3월 장기전세주택 2만8282호에 대한 자산 내역을 공개한 이후 2차 공개다.

구체적으로 SH가 보유한 공공주택(임대주택) 중 아파트의 취득가액은 토지 약 7조1777억원, 건물 약 8조9255억원으로 총 15조9432억원 수준이었다. 이를 호당 평균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억6000만원 수준이다. 감가상각을 고려한 회계상 장부가액은 토지 약 7조177억원, 건물 약 5조8741억원으로 총 12조8918억원이었다.

반면 재산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약 34조7428억원, 추정 시세는 49조4912억원에 달했다. SH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1년에 부과되는 세금만 종부세를 포함해 1000억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김헌동 SH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기전세주택 같은 경우는 우리 장부에는 2억2000만원인데 정부는 5억8000만원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시세 대비 30~60%밖에 임대료를 받지 못하는 공공임대사업자에게 재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SH가 보유한 아파트 중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위치한 아파트는 3만5772호로 35% 수준이었다. 하지만 공시가격은 17조3245억원, 추정시세는 24조6788억원으로 나머지 자치구의 공시가격(17조4183억원)·시세(24조8124억원)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SH는 상반기 내에 다세대, 다가구, 주거용 오피스텔 등에 대해서도 추가로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중앙정부에서 태릉이나 내곡동 쪽에 사업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사업을 준다거나 해서 SH가 사업을 놓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우리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열심히 하고 있다. 서울에서 하는 여러 사업은 SH를 믿고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