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회복세”…3월 생산 반등했지만 소비·투자 감소

입력 2022-04-29 12:01 수정 2022-04-29 13:57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 산업생산이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소비와 투자는 감소했다. 서비스업과 광공업 등 생산 측면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보이지만 공급망 차질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경기 회복세가 불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3월 전(全)산업생산 지수는 117.1(2015년=100)로 전월보다 1.5% 증가했다. 올해 들어 1월(-0.3%), 2월(-0.3%) 두 달 연속으로 감소하다가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 생산이 1.5% 증가해 9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거리두기 조치 완화에 따라 외부활동이 증가한 영향이다. 금융상품 거래와 은행 대출 등이 늘면서 금융·보험(3.8%) 생산이 증가했고, 음식료품·의약품 등의 판매 호조로 도소매(1.2%) 생산도 늘었다.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2.3%) 등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식료품(7.1%), 기타운송장비(11.3%) 등에서 늘면서 전월대비 1.3% 증가했다. 특히 라면·햄·김치 등 가정용 식재료 생산 증가에 식료품(7.1%) 생산은 1989년 8월(12.0%) 이후 약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예술·스포츠·여가(-0.4%) 등은 생산이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도 0.3% 감소했다. 건축공사 실적이 줄면서 건설기성도 0.3%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0.1로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판매 호조가 이어졌던 가전제품 등 내구재(-7.0%)의 경우 신규 교체 수요가 줄면서 판매가 줄었고, 의복 등 준내구재(-2.6%) 판매도 감소했다.

설비투자(-2.9%)도 두 달 연속 하락하며 부진했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일제히 줄어든 영향이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로 현지 협력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된 탓에 주요 부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했다. 건설투자는 자재비 상승이 공사 일정에 영향을 주면서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려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9.5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하락세다.

생산이 증가했지만 내수가 부진한 데다 경기 지표도 하락하면서 경기전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서비스업 생산과 광공업 생산이 호조를 보이며 전체 생산이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내수 지표들이 일제히 감소하면서 불안한 회복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경기동행지수가 6개월 만에 하락한 점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 경기 회복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징표로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긴장감을 요구하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동행지수의 단기간 조정은 자주 발생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경기 흐름을 구성하는 요소 중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시사해 어느 쪽에 더 힘이 실릴지에 따라 향후 경기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