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9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틀전 시리즈 첫 경기에서 시즌 2호 홈런을 폭발시키며 방망이 예열을 마친 김하성은 하위타선에서 미친 존재감으로 ‘인생경기’를 펼쳤다.
2회 초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상대 선발 타일러 마흘의 커터를 공략해 우전안타를 만들며 심상치 않은 타격감으로 이날 활약을 예고했다. 5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6회 초 세 번째 타석에서 결정적 찬스와 마주했다. 2사 만루 상황 토니 산티얀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빨랫줄 같은 좌전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좌익수 다이빙 캐치 실패로 공이 펜스까지 굴러가는 동안 주자 3명은 모두 홈을 밟았고 김하성은 2루 베이스를 밟고 표효했다. 2-2로 팽팽하던 균형이 김하성의 싹쓸이 안타로 5-2까지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8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다우리 모레타의 싱커를 받아쳐 좌전 2루타를 뽑아내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기대하게 하는 큰 타구 였지만 펜스 상단을 통타하며 아쉽게 홈런이 되진 않았다. 후속타자 매니 마차도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홈을 밟은 김하성은 달아나는 득점까지 올렸다. MOM 김하성의 활약에 힘입어 샌디에이고는 홈팀 신시내티를 7대 5로 제압하고 원정 3연전을 쓸어 담았다.
김하성이 한 경기에서 3안타를 몰아 친 것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이다. 시즌 타율은 경기 전 0.194에서 0.250으로 크게 상승했고 출루율 0.362 장타율 0.500 OPS 0.862를 기록, 초반 극도의 타격 부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모양새다.
김하성은 경기 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규칙적인 루틴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너무 많은 것을 (시도)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8회 초 홈런이 될 뻔한 2루타 상황에 대해서는 “진짜 넘어갔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웃으며 “더 많이 먹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올해는 김하성에게 완전히 다른 해라고 생각한다. 이번 봄부터 ‘나는 빅리그 선수고, 내 선수 경력에 걸맞은 방식으로 야구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며 김하성이 빅리그 2년차로서 적응을 마쳤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하성과 유격수 포지션을 놓고 경쟁 중인 유망주 CJ에이브럼스는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3타수 1안타로 타격은 선방했지만 수비에서 실책 2개를 기록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