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가 근무 중인 병원 직원식당에 들어가 무단 촬영을 해 논란이 됐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딸 정유라에게 후원을 해달라며 함께 눈물을 훔쳤다.
정유라는 전날 ‘성제준TV’에 이어 27일 ‘가세연’에 출연해 “제가 말만 안 탔으면 이런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깨끗하게 살아오신 분인데 저 하나 때문에 잘못되셨다”고 오열했다. 정유라가 울자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도 옆에서 눈물을 훔쳤다.
정유라는 출석 일수가 부족한데도 청담고를 졸업했고, 이화여대에서 학점을 받았다. 이후 무단 결석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교 졸업이 취소됐다. 정유라는 “제 잘못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스포츠계 관행이라고는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출결 미달로 인한 학위 취소는 맞다”고 인정했다.
정유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를 찾아가 사전 동의 없이 인터뷰를 시도해 논란이 된 ‘가세연 스토킹’ 보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 화가 났다. 누구한테는 인권이 있고 누구한테는 인권 없느냐”며 “우리 집에는 아직도 기자분들이 찾아온다. 누구한테는 인권이 있고 누구한테는 없냐. 제 자식한텐 (인권이) 없고 그분 따님한테는 있는 건 아니잖나”고 따져물었다.
강 변호사는 “정유라씨 상황이 너무나 어렵다. 이혼한 상황에서 어린 아들 셋을 혼자서 키워야 하는 상황이고, 청주교도소에 있는 어머니를 매일 아이 셋을 데리고 5시간 걸려 찾아가서 15분 보고 온다”며 정유라 후원 계좌를 공개하기도 했다.
정유라는 “지금 제 인생은 이미 이렇게 돼버렸지만, 나중엔 모든 정치가 자녀분들 중 누가 될 수도 있는 문제라 생각한다”면서 “지금도 왜 똑같은 잣대를 안 들이미느냐고 하시는데, 저는 다 그만했으면 좋겠다. 저는 이걸로 너무 힘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또 “누가 저한테 ‘조국 딸이 그렇게 되서 통쾌하지 않냐’고 하는데 저는 안 통쾌하다. 안쓰럽다 생각했다”면서 “진짜로 제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이런 허위 사실로 인해 한 사람 인생이 망가지는 건 진짜로 그만해야 되지 않겠나. 앞으로 저희 아이들이 살아갈 인생에서도 그렇고, 누구 정권 바뀔 때마다 ‘얘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이런 걸 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유라는 “애들은 죄가 없지 않나”라고 거듭 호소하며 “이렇게까지 허위 사실이 많이 나오는 사람은 앞으로도 없겠지만, 제가 이걸로 너무 괴로웠기 때문에 제 자식 인생도 너무 괴롭기 때문에 이런 허위사실 유포는 어떤 정당이든 어떤 의원이든 절대 안 하셔야 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독일에 수조 원대 비자금이 있다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한 푼도 없다”면서 “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빌딩도 추징금 때문에 다 팔았다. 비자금이 일 원 한 푼이라도 발견된다면 안 의원 캠프에 싹 다 기부하겠다”고 반박했다.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는 “정권교체가 되어 그나마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있다”면서 “정씨가 위험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후원을 당부했다.
앞서 가세연은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에 ‘여전히 의사로 일하는 조민 포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영상에는 김세의 가세연 대표와 강용석 변호사가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로 조씨가 근무 중인 병원 직원식당에 들어가 인터뷰를 시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조국 전 장관은 “쓰레기 같은 악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입원 중인 병원에도 가세연 출연진이 찾아갔었다며 “슈퍼챗 받기에 혈안이 된 이들의 패악(悖惡)질에도 끝이 있으리라 믿는다”고 분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