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이 방송을 통해 간접적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또다시 논란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선 후보의 출연은 거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유퀴즈’는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제작진은 해명을 내놨지만, 해명 방식에 분노한 시청자들은 비판글을 쏟아내고 있다.
유퀴즈는 27일 방송 말미에 ‘나의 제작일지’라는 형식의 에필로그 영상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며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저 멀리 높은 곳의 별을 좇는 일보다 길모퉁이에서 반짝이는 진주 같은 삶을 보는 일이 참으로 행복했었다. 유퀴즈는 우리네 삶 그 자체였고 그대들의 희로애락은 곧 우리의 블루스였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고. 시간 지나면 알게 되겠지. 훗날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제작진의 마음을 담아 쓴 일기장”이라며 마무리했다.
방송이 끝난 직후 시청자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유퀴즈’ 공식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28일 게시판에는 “제작진은 반성이라는 두 글자를 모르나”, “유재석 뒤에 숨지 마라, 유재석은 방패가 아니다”, “당신들의 꽃밭을 망친 것은 당신들”, “프로그램 폐지하라” 등 시청자들의 비판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제작진이 시청자들을 향해 낸 메시지가 아니라 윗선에 대한 외압을 암시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원래 꽃밭이었는데 이번에 외압이 있었다는 뜻 같다”, “유퀴즈의 윗선이 문제다”, “외압으로 어쩔 수 없었던 유퀴즈에 돌 던지고 싶지 않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특히 ‘저 멀리 높은 곳의 별을 좇는 일보다는 길모퉁이에서 반짝이는 진주 같은 삶을 보는 일이 참으로 행복했었다’, ‘보통 사람들이 써 내려가는 위대한 역사를 담을 수 있었다’, ‘시간 지나면 알게 되겠지’ 등의 문구에 답답한 제작진의 심경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CJ ENM 측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