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동상에 ‘미군추방’ 낙서…반미단체 회원 체포

입력 2022-04-28 09:29 수정 2022-04-28 09:38
맥아더 동상 인근 벽에 낙서를 하고 있는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A씨. 평화협정운동본부 페이스북 캡처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동상에 낙서한 반미성향 단체 관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단체의 상임대표는 지난 2018년 앞서 맥아더 동상 인근에서 화형식을 한다며 불을 지르기도 했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 중부경찰서는 반미성향 단체인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A씨(60)를 재물손괴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50분쯤 인천시 중구 송학동 자유공원 내 맥아더 동상에 빨간색 래커로 ‘미군 추방’ 등의 내용의 낙서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동상 위에 올라가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미군을 몰아내자. 우리는 전쟁 연습을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맥아더 동상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낙서를 하고 있는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A씨. 평화협정운동본부 페이스북 캡처

행인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와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평화협정운동본부가 지난 2018년 맥아더 동상 화형식을 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2018년 A씨가 소속된 단체의 상임대표인 60대 목사 B씨는 맥아더 장군 동상 인근에서 화형식을 한다며 불을 지르고 불법집회를 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B씨는 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됐다.

당시 B씨는 ‘맥아더에서 트럼프까지 신식민지체제 지긋지긋하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동상 앞에 걸고 헝겊 더미에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당시 특수공용물건손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B씨에 대해 “맥아더 동상은 현충 시설로 공공의 목적으로 설치됐고 인천시 중구의 소유여서 형법상 공용물건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B씨는 당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자 방청석을 향해 “고맙습니다. 동지들. 투쟁”이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평화협정운동본부는 지난 2016년 출범했고 주한미군 철수와 비핵화 등을 주장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을 지휘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57년 9월 세워졌다.

동상 소유권은 맥아더 장군 가족이 갖고 있다. 관리권은 인천시 중구에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