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계열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이 여권 정치인의 출연을 거부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진행자인 유재석씨가 홍역을 치르자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유재석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며 CJ가 책임지고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황씨는 27일 페이스북에서 “윤석열의 유퀴즈 출연에 대해 유재석에게 입장 표명을 하라고 하지 마시라”며 유재석은 유퀴즈의 진행자일 뿐이다. 진행자는 출연자 선정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출연자 선정에 대한 일선에서의 책임자는 PD이고 그 위인 CP도 그 일에 관여를 한다. 윤석열 정도의 정치인에 대한 출연 여부는 경영진의 의사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행자 유재석은 출연자가 누구이든지 간에, 그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고말고 간에, 진행자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해야 한다”며 “유퀴즈 제작진이 윤석열 외 정치인의 출연 섭외에 대해 ‘진행자가 정치인 출연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을 한 모양인데, 여기에 대한 해명은 제작진이 해야지 유재석이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씨는 나아가 “유재석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마시라”라며 “CJ가 나서서 유재석을 보호하시라. 우리, 인간답게 일하자”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근택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유퀴즈 측이 여권인사 출연) 거절이유로 ‘진행자가 싫어한다’는 것을 제시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며 “유재석씨에게 묻고 싶다. 정치인 출연을 자제하려고 했던 것이 맞는가? 윤석열 당선인은 정치인이 아닌가? 국민MC라면 이 정도 질문에는 답을 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논란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유퀴즈에 출연하면서 불거졌다. 유퀴즈가 앞서 여권 정치인인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 김부겸 국무총리의 출연요청은 거절했다는 폭로가 나온 탓이다.
문 대통령 출연을 거절했다는 보도에 대해 CJ ENM 측은 처음에는 명백한 오보라며 그런 요청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CJ가 (출연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CJ ENM 측은 탁 비서관이 입장 공개 이후에는 구체적인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유퀴즈는 27일 방송에서 ‘너의 일기장’ 특집을 내보내면서 방송 말미에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며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