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아들, ‘4급 판정’ 두달 만에 유럽 일주일 여행”

입력 2022-04-28 04:33 수정 2022-04-28 10:37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 정모씨가 ‘척추 협착’으로 병역 4급 판정을 받은 지 약 2개월 만에 가족과 1주일이 넘는 동유럽 여행을 다녀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북대 의대에 재학 중이던 아들 정씨는 2010년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15년 재검을 거쳐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으로 판정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에서는 판정 변경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7일 민주당 인재근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 아들 정씨는 2015년 10월 29일 아버지가 재직 중이던 경북대병원에서 허리 통증을 이유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그로부터 열흘 후인 11월 6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정 후보자 가족은 같은 해 12월 27일 동유럽 4개국 관광·크로아티아 일주 여행패키지를 예약했고 이듬해 1월 20일에 체코 프라하로 출국했다.

인 의원실이 확보해 공개한 2015년 10월 29일자 병사용 진단서에는 ‘상기환자 장거리 보행 시 통증이 재발될 수 있다’ ‘증상 악화 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음’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같은 날 받은 외료진료 기록에도 ‘왼쪽 다리가 당기고 아프다’ ‘하지 직거상 검사상에서 30도에서(+)’라고 적혔다.

이 검사는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다가 통증을 느낀다고 하는 지점을 측정하는 것이다.

인 의원은 “정씨가 척추협착 판정을 받고 두 달 만에 (왕복) 약 24시간 비행과 동유럽 4개국 관광·크로아티아 일주를 한 것을 두고 의혹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씨가 허리통증으로 첫 진료를 받았던 2013년 9월 11일 기록에는 5주 전부터 통증이 있었다고 나오지만 그는 한 달 전 홍콩으로 5일간 가족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명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2015년도 재검 당시 MRI(자기공명영상) 영상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