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김정균 감독, 계속 LoL 국대 맡는다

입력 2022-04-27 21:13 수정 2022-04-27 21:25

한 차례 사의를 표명했던 김정균 감독이 다시 ‘리그 오브 레전드(LoL)’ 국가대표팀을 이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27일 SNS 채널을 통해 김 감독이 사퇴 의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김 감독이 22일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경기력향상위원회 상임위원회와 협회의 계속된 설득 및 재고 요청으로 26일 김 감독이 사퇴 의사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직을 내려놓겠다고 협회에 한 차례 통보했다. 광주 소집훈련이 도화선이었다. 협회는 이달 중순 10인의 국가대표팀 예비명단을 선발한 뒤 일주일간 광주에서 소집훈련과 평가전을 치르는 계획을 세웠다. 김 감독은 일부 선수들의 무리한 스케줄 소화, 휴가 기간 소집훈련의 비효율성 등을 거론하며 이를 줄곧 반대해왔으나, 협회는 이를 강행했다.

소집훈련은 곧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김 감독이 우려했던 선수 혹사와 실효성 논란에 시달렸다. 여기에 김 감독의 강한 어필까지 이어져 3일 만에 조기 종료됐다. 김 감독은 광주에서 서울로 상경한 다음 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취재진과 앞에 선 김 감독은 격앙된 어조로 “소집훈련이 일부 선수들에겐 강행군이 될 수 있어 반대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절차를 무시하고 극단적으로, 개인적으로 행동할 수 없었다”고도 털어놨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소집훈련에 대해 일찍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김 감독에 대한 비판이 잇달아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 종료 뒤 자신의 개인방송을 통해서도 비슷한 내용을 하소연했다. 그는 그날 저녁 사임하기로 뜻을 굳히고, 이튿날인 22일 협회에 사의를 표명했다. 협회는 주말에 김 감독이 머물고 있는 서울 모처로 찾아가 그를 설득했다. 김 감독은 협회와 만남 직후에도 그만두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고심 끝에 다시 지휘봉을 잡기로 마음먹었다.

e스포츠가 사상 최초로 정식종목으로 편입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9월 열린다. 협회는 내달 초 6인의 LoL 국가대표 최종명단을 공개하겠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최종명단은 경기력향상위원회, 한국e스포츠협회장의 승인을 거쳐 5월 말에서 6월 초 중 대한체육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