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필리버스터 돌입… 첫 주자 권성동, 민주 맹폭

입력 2022-04-27 17:19 수정 2022-04-27 18:1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오후 5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을 위한 국회 본회의 처리에 돌입했다. 국민의힘과 중재안 재논의가 결렬되자 단독 강행 처리에 나선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했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에 국회 입법절차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출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나섰다. 이날 필리버스터는 국민의힘이 4시간, 민주당이 2시간 총 6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4월 임시국회는 이날 종료된다. 필리버스터 이후 다음 회기가 열리면 검수완박 법안은 자동 상정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11분쯤부터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원안은 기만적 정치 공학의 산물”이라며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무엇을 하다가 대선이 끝난 후에, 정권 말기에 마치 군사 작전하듯이 법안 통과를 하려고 하느냐”며 “검찰 길들이기가 실패하니까 이제 검찰을 껍데기만 남기겠다는 심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여러분들 동의 못 한다면 늦지 않았다. 검찰 수사권을 뺏지 말라”며 “검찰로 하여금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의 부정부패, 비위를 제대로 수사하고 파헤치도록 놔두십시오. 왜 이렇게 자신이 없습니까”라고 성토했다.

권 원내대표는 “신성한 본회의장에서 쿠이 보노(Cui Bono)를 외치지 아니할 수 없다”며 “검수완박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자는 누구입니까. 제가 특정인의 이름을 거명하진 않지만 바로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가 재판장에서 외친 쿠이보노(과연 누가 이익을 보는가)를 인용한 것이다.

그는 “민주당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사람, 문재인정부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던 정치인들, 고위 공직자들이 가장 큰 이익을 본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자신이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선 “희대의 악법을 몰아붙이는 거대 정당의 폭주 앞에 결단해야만 했다”며 “지연전술을 통해 차악이라 할지라도 반전의 계기를 심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인기 있는 정치보다 책임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제 나름의 결단이었다”라며 “그러나 중재안은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국민이 질책하면 사과해야 한다. 이것이 책임 있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돌입함에 따라 임시국회 회기를 쪼개 법안을 처리하는 ‘살라미 의회’ 방식 또는 재적의원 3분의 2(180석)의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하는 방식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