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너 韓증시 할퀸 ‘나스닥 쇼크’ [3분 국내주식]

입력 2022-04-27 16:50
국민일보DB

국내 증권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부담, 경기 둔화 우려로 약세를 이어갔다. 미국 뉴욕증시의 대형 기술주가 미흡한 실적을 발표한 영향도 받았다. 기업 실적 발표에서 제시된 향후 목표치(가이던스)가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문제가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27일 뉴욕증시 급락의 영향을 받아 전날보다 29.25포인트(1.10%) 내린 2639.06에 마감했다.

1. 삼성전자 [005930]

삼성전자가 1년 5개월 만에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66% 떨어진 6만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20일(6만4700원) 이후 최저가까지 내려간 것이다.

장중 6만49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지난 밤 뉴욕증시가 연준의 매파적 긴축 정책 여파와 기업 실적 악화 우려에 급락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반도체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국 나스닥지수는 3.95%,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38%씩 하락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린 주범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주식 33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4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도 787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4055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방 압력을 지탱했다.

2. 펄어비스 [263750]

중국에 출시한 펄어비스 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이 초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펄어비스는 전날보다 2만3800원(24.29%) 내린 7만42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전날 6.99%의 상승폭도 모두 반납했다. 지난해 고점(14만520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초반 매출 순위 상위 5위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현재 중국 앱스토어에서 29위에 머무를 만큼 성적이 저조하다.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되기도 했다. 펄어비스의 전날 공매도 거래대금은 540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은 공매도 자금이 몰린 것으로, 펄어비스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중이 19.70%에 달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펄어비스 기업분석보고서에서 “향후 매출 전망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펄어비스가 중국 검은사막 모바일로부터 얻는 매출은 퍼블리싱 비용을 지출하지 않기에 마진율이 높은 사업. 이 사업에서 부진한 성과는 이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3. 에너지주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국내 에너지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대성에너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른 1만3650원을 기록했다. 한국석유(24.74%), SH에너지화학(18.41%), 경동도시가스(16.88%)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상장사인 지에스이(29.93%), 중앙에너비스(29.62%), 흥구석유(14.94%)도 줄줄이 상승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이날 폴란드,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비우호적인 해외 구매자들은 가스프롬에 다른 통화가 아닌 루블화로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우호적인 해외 구매자’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대가로 대(對) 러시아 경제 제재에 가담한 유럽 국가들을 말한다.

가스프롬의 폴란드·불가리아행 천연가스 공급 중단은 이미 지난 26일 예고됐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에너지 관련주의 주가를 움직이고 있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