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1주년 특별전…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최초 공개

입력 2022-04-27 16:41
이건희 컬렉션 1주년 특별전이 개방되기 전에 한 관계자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을 바라보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미술품 컬렉션이 기증된 지 1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특별 전시가 열린다. 선사시대 토기부터 현대 회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인상파의 거장인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은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이건희 컬렉션’ 기증 1주년 기념전인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기획전시실에서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4개월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각기 특별전을 진행했으나 이번엔 한 자리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전시에서 공개되는 작품은 355점이다. 작년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서 선보인 135점보다 훨씬 많다. 국립중앙박물관이 308점을 내놓았고, 국립현대미술관은 35점을 소개한다.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박수근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 5개 기관도 김환기 이인성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작품을 포함해 12점을 출품했다.

국보와 보물도 총 33점이 포함됐다. 국보는 ‘금동보살삼존입상’과 ‘초조본 현양성교론 권11’을 비롯해 13점이다. 보물은 ‘봉업사명 청동향로’ 등 20점이 전시된다. 정선이 그린 회화인 국보 ‘인왕제색도’는 개막일부터 5월까지 공개한다. 김홍도의 ‘추성부도’는 6월에만 볼 수 있다. 고려 후기 불화 ‘수월관음도’와 ‘천수관음보살도’, 십장생도 병풍, 해학반도도 병풍, 박대성 ‘불국설경’ 등도 한시적으로 공개된다.

전시는 문화유산 수집과 보존을 시대적 의무로 여겼던 이 회장이 모은 작품의 다양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화유산과 근현대 미술품 중 대표작을 엄선해 한국 문화 정체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전시 공간은 기증자의 감식안과 취향이 담긴 자료를 중점적으로 진열한 제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와 네 가지 주제로 작품을 배치한 제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로 구성된다. 수집가의 집처럼 꾸며진 제1부에서는 장욱진의 작은 회화인 ‘가족’, 전남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다산 정약용이 정여주에게 써준 ‘정효자전’과 ‘정부인전’ 등 가족이나 사랑과 연관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은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서예 작품이다. 정부인전은 다산 문집인 ‘여유당전서’에도 실리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18세기 달항아리 백자와 김환기가 1950년대 달항아리를 소재로 완성한 회화 ‘작품’도 전시된다.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은 독립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제2부 세부 주제는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 ‘생각을 전달하는 지혜’ ‘인간을 탐색하는 경험’이다. 토기와 도자기, 금속공예품, 산수화, 불화, 기록유산 등을 통해 여러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애령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은 “전시에 나온 자료는 대부분 일반에 소개된 바 있는 만큼 다채롭고 방대한 수집품을 효과적으로 잘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