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전·필리버스터…국민의힘 “모든 수단 총동원해 검수완박 저지”

입력 2022-04-27 15:18 수정 2022-04-27 15:19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본관 2층 계단에서 열린 '검수완박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연좌농성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7일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처리를 막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의석수에서 크게 밀리는 국민의힘으로서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외에는 뾰족한 저지 수단이 없는 것은 가장 큰 고민거리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도 국민의힘이 기대를 걸고 있는 저지 수단 중 하나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에 대한 국민 여론이 매우 비판적이라고 판단해 여론전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손에 쥔 무기 중 가장 확실한 것은 필리버스터다. 민주당의 입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 첫 주자는 검찰 출신의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맡을 예정이다.

검수완박 입법 논의 최전선에 서 있었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검수완박 법안과 민주당의 입법 폭주 부당성을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또 국회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며 여론전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민주당의 입법 처리에 대한 대응책으로) 필리버스터를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순서는 김웅 의원”이라며 “김 의원 이후에는 전문성을 감안해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이어 변호사 출신 김형동 수석대변인, 검사 출신이자 법사위 야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필리버스터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법을 단독으로 처리한 민주당에 책임을 물으며 여론전도 펼쳤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오늘 자정 민주당은 법사위를 일방 소집해 기립 투표로 검수완박법을 통과시켰다. 국회선진화법 정신이 철저히 짓밟혔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했을 뿐더러 국민 삶에 엄청난 피해를 끼칠 것이 자명한 검수완박법의 심각한 부작용과 국민 원망은 모두 민주당이 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아직 돌이킬 시간이 있다”며 “개혁이 필요하다면 언론중재법처럼 여야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시간을 갖고 논의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오후 2시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는다.

국민의힘은 권 원내대표와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을 시작으로 오전 10시 국회 본관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려는 법이 얼마나 부당하고, 국민에게 어떤 피해가 가고, 국민들의 힘으로 이를 저지하고자 연좌농성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실력자들이 떳떳하고 정당하고 아무런 부정 비리가 없었다면 이렇게 국민 저항이 심한 검수완박법을 하려고 했겠느냐”며 “결국 자신들이 구린 데가 많다 보니 이걸 회피하기 위해서 검찰의 수사권 뺏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이 우리의 진정함을 잘 이해해주시고 우리가 주장하는 바를 잘 들어주셔서 우리 국민의힘과 함께 민주당의 악법 강행 통과를 저지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당번을 정해 오전 8시부터 밤 9시까지 연좌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