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재계 2위로…16년만에 현대차 제쳤다

입력 2022-04-27 14:53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뉴시스

SK그룹이 재계 서열 2위에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상위 5대 기업 순위가 12년 만에 바뀐 것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가상자산 사업자로는 처음으로 자산총액 10조원을 넘기며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2022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SK의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으로 삼성(483조9190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SK에 자리를 내어주고 3위로 밀려난 현대차의 자산총액은 257조8450억원이었다. SK가 3위에 오른 지 16년 만의 추월이다.

상위 5개 기업집단(삼성·SK·현대차·LG·롯데) 내 순위가 바뀐 것은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LG는 167조 5010억원으로 4위, 롯데는 121조 5890억원으로 5위를 유지했다.

SK는 반도체와 석유사업이 성장하고, 물적 분할에 따른 신규 회사 설립 등에 따라 자산총액이 급증했다. 자산총액은 2021년 239조5300억원에서 52조4390억원 늘었다.

사업 부문별로 SK하이닉스 자산은 20조9000억원, SK온, SK어스온 등 분할 설립 등으로 7조9000억원, 석유사업 영업환경 개선 등 매출 증가에 따라 SK이노베이션 등에서 6조2000억원이 확대됐다.

가상화폐 사업자도 대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됐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가상화폐 사업자 중 처음으로 자산총액 10조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됐다. 두나무의 2022년 기준 자산총액은 10조8225억원이며 이 중 5조8120억원이 가입자 예치금이다.

통상 금융회사나 보험사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기준은 고객예치금을 뺀 자본총액으로 따진다. 다만 두나무는 금융당국이 현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두나무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으로 분류돼 자산 중 가입자 예치금을 제외할 근거가 없다.

업종별로는 해운, 건설, 정보·기술(IT) 주력집단이 크게 성장했다. 국적해운사 HMM 자산총액은 전년 8조8000억원에서 17조8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48위에서 25위로 올랐다.

건설사의 경우 인수합병으로 자산총액이 늘었다. 중흥건설 자산 총액은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9조2000억원에서 20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순위도 47위에서 20위로 뛰었다. 카카오나 네이버의 경우도 각각 18위에서 15위로, 27위에서 22위로 올랐다.

올해 기업집단에 포함된 기업 중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 76곳으로 지난해(71곳)보다 5곳 늘었다. 신규로 지정된 곳은 두나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OK금융그룹, 신영, 농심 등이며 제외된 곳은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금융, 대우건설 등 3곳이다.

이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7개 기업집단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지난해보다 7곳이 늘었고 소속회사 수는 366곳 늘었다. 신규로 지정된 곳은 중흥건설, HMM, 태영, OCI, 두나무, 세아, 한국타이어, 이랜드 등 8곳이며 제외된 곳은 한국투자금융이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 2336조4000억원보다 281조3000억원이 늘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산총액은 전년 2114조5000억원보다 306조6000억원 확대됐다. 기업집단 매출액도 전년 1218조7000억원에서 1511조20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도 전년 40조9000억원에서 118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