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합의 마쳐놓고 깽판, 정치적 저의” 국힘 맹폭

입력 2022-04-27 11:27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86차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합의를 마쳐놓고 깽판을 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국회에서 대결국면을 만드는 정치적 저의가 숨겨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계속 (검찰개혁을) 문제 삼으면 향후 지방선거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인사청문 정국에서 문제점이 있는 후보들을 묻히게 할 수 있다”며 정치적 셈법이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날 밤과 이날 새벽 법사위 제1법안심사소위, 안건조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은 김진표 의원을 향해 고성과 욕설을 퍼부었고 또 일부 의원들과 국회 방호원들과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을 향한 박 원내대표의 비판은 이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저쪽(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를 신청했고, 안건조정위 전에 ‘의장 합의사항 범주를 벗어난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문제 제기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와 그쪽 법사위 간사, 우리 쪽도 저를 포함해 (양측이) 만나 사전에 안건조정위 들어가기 전에 문구 하나하나까지 서로 문제 될만한 것을 다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전에 조율했기에 그 범주 안에서 진행되는 것에 관해 토론은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물리적으로 원천 봉쇄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면서 “너무나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의장 중재 범위 안에서 처리하는 절차를 밟으니까 들어와서는 안조위를 신청했다. 사전에 문안을 하나하나 다 조율해 내부적으로 합의를 마쳐놓고, 다시 또 회의가 진행되니 나와서 법사위원도 아닌 모든 의원을 데려와 소위 ‘깽판’을 치는 모습을 어떻게 국민이 평가하겠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우리로서는 어제 자정 전에 처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소위 국회선진화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회의 방해 행위로 인해서 처리가 불가피하게 한 10여분 늦춰지게 됐다”며 “박병석 국회의장께서 그런 상황까지 감안해서 오늘 회의 소집 여부에 대해 판단을 하실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에게 조속한 본회의 소집을 촉구한 발언으로 읽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6일 저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하는 피케팅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 원내대표는 “검찰로 상징되는 특권 세력의 자기 기득권 지키기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민의힘 서로 야합한 것”이라며 “이번에 검찰이 과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제기구까지도 허위사실로 파견된 검사를 통해서 입장을 낼 정도로 정말 어마무시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저는 이번에 다 확인했다. 앞으로 대한민국 검찰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통화도 결국 정치적 셈법을 노리는 세력과 특권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의 결탁”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윤석열 내각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선 “심각한 분들이 8명 정도”라며 “각 후보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