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2% 폭락… 재앙 된 ‘파랑새’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4-27 07:31 수정 2022-04-27 10:00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한 남성의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SNS 플랫폼 트위터 인수를 계기로 27일(한국시간) 마감된 나스닥에서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하룻밤 사이에 120달러 넘게 폭락했다. 구글·유튜브의 모기업 알파벳은 시간 외 매매에서 월스트리트 전망치에 이르지 못한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급락했다.

1. 테슬라 [TSLA]

테슬라 투자자에겐 올해 들어 최악으로 기억될 만한 밤이었다. 테슬라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 이른바 ‘서학 개미’에게 가장 선호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이날 나스닥에서 12.18%(121.6달러) 하락한 876.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00달러 재탈환 목전에서 800달러대로 밀렸다.

트위터 이사회는 지난 26일 머스크에게 주당 54.20달러, 총액 440억 달러로 자사를 매각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로써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게 됐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제 트위터 경영권을 손에 넣게 됐다.

문제는 트위터 인수 자금에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 확보를 위해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대출하는 ‘마진론’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머스크는 보유 주식 가치의 25%를 부채로 조달할 수 있다.

미국 투자정보매체 마켓워치는 “머스크가 255억 달러의 부채와 마진론, 210억 달러의 지분 약정으로 트위터 인수자금을 확보했다. 머스크가 255억 달러 중 테슬라 주식과 관련한 마진론 규모를 얼마나 책정했을지를 놓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가 테슬라 투자자에게 ‘재앙의 파랑새’로 날아든 셈이다. 정작 트위터도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91%(2.54달러) 하락한 49.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 알파벳 [GOOGL]

알파벳은 이날 나스닥 본장을 마치고 시간 외 매매로 넘어간 애프터마켓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680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3% 늘었지만,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681억1000만 달러에 이르지 못했다.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4.62달러로 집계돼 전망치(25.91달러)보다 적었다.

무엇보다 우려된 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사업이다. 유튜브의 분기 광고 매출액은 68억7000만 달러로, 전망치인 75억10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짧은 동영상에 열광하는 10~20대의 수요가 틱톡으로 향한 결과로 분석된다.

알파벳은 이날 나스닥에서 3.59%(88.48달러) 하락한 23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부진 우려가 이미 본장에 반영된 셈이다. 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프터마켓에서 알파벳의 낙폭이 확대됐다. 낙폭은 오전 7시20분 현재 6.42%로 확대돼 2303.55달러까지 밀렸다.

3. 마이크로소프트 [MSFT]

미국 하드·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나스닥 본장에서 3.74%(10.5달러) 빠진 270.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시간 외 매매에서 주가가 상승 반전했다. 오전 7시20분 현재 2.26%(6.34달러) 상승한 287.0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분기 매출은 494억 달러, 순이익은 167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종합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매출 490억 달러, 순이익 160억 달러를 모두 상회했다.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나 늘어났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