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괜히 나서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몸값만 올렸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저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하자 비판에 나선 것이다.
진 전 교수는 2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어제 (문 대통령의) 대담을 들으면서 이분의 한계가 어디인가 아주 명확히 알 수 있었다”며 “한 후보자에 대한 언급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며 둘이 부딪치는 장면은 별로 아름다운 장면이 아니다”며 “그런 질문이 들어왔을 때는 개인의 의견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고 넘어가는 것 정도가 좋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이어 “괜히 대통령까지 나서서 후보자의 몸값만 올려준 셈”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앞으로 170명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한 후보자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을 텐데 그걸 단신으로 아마 방어를 하게 될 것”이라며 “아주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의 패션 등이 댄디한 부분이 있다”며 “팬덤이 형성될 분위기까지 있어서 제2의 윤석열 만드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 말했다.
앞서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에 대해 “이런 법안 처리 시도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대담에서 한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표현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에 오랫동안 몸 담았던 분으로서 검찰 수사권 분리에 찬성하지 않는다거나, 그 길로 가더라도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는 한 후보자 발언에 대해서도 “진짜 국민을 이야기하려면 정말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정의를 특정한 사람들이 독점할 수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