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尹 집무실 이전 마땅찮아… 추진 방식 위험”

입력 2022-04-27 05:38 수정 2022-04-27 10:1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침류각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이 대담은 26일 밤 JTBC를 통해 방송됐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특별대담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며 직격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방송된 대담에서 “개인적으로 새 정부의 집무실 이전계획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며 윤 당선인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 측이 적극 추진한 용산 집무실 이전 결정과 업무 추진 방식에 대해 “참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 옮기는 게 국가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지인지 여론 수렴도 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교체기에 그냥 3월 말까지 국방부 나가라, 방 빼라, 우리는 거기서 5월 10일부터 업무를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일 추진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전이 필요하다면 어디가 적지일지 충분히 논의하고, 적지라고 판단된다면 국방부와 합참이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게 한 후에 집무실도 이전하는 그런 식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루라도 청와대에 있지 못하겠다, 이런 식의 결정과 일 처리 추진 방식은 뭐 참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새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마치 뭐 1호 국정과제처럼 그렇게 추진하는 마당에 그것으로 무슨 신구 권력 간에 크게 갈등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적어도 국정,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협력은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손 전 앵커는 문 대통령이 공약했던 ‘광화문 대통령 시대’에 대해 “그냥 한 번 강행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없느냐”고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아니다”며 “저는 아주 잘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공약에 얽매이지 않고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원래 박근혜정부의 구중궁궐 청와대, 비서실장조차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국민 속에 들어가겠다는 뜻이었다”며 “코로나 유행 전 2017~2019년에는 대단히 활발하게 현장을 다녔고, 국민과 현장에서 손잡고 사진 찍고 퇴근하는 젊은이들하고 식사하거나 시장 상인들과도 식사했다. 많은 국민과 직접적 소통이 있었기 때문에 구중궁궐 청와대 이미지가 싹 없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광화문 시대를 공약했지만 국민은 그것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황인데, 굳이 이전하면 비용이 들기 마련이고 또 행정 혼란도 초래될 수밖에 없는데 무릅쓸 만한 우선 가치가 있는 것이냐(따져봤다)”라며 “국민 입장에서 볼 때 아니라고 판단했고, 또 그게 옳은 판단이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