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광역시장 9부 능선…민주당 후보 확정

입력 2022-04-26 22:19 수정 2022-04-26 22:34

강기정(57)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6·1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광주시장 공천장을 거머쥐게 됐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강 전 수석이 광주시장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강 전 수석은 지난 23일부터 실시된 투표(일반 시민 안심번호 선거인단 결과 50% + 권리당원 선거인단 결과 50%)를 합산한 결과 57.14%의 득표로 이용섭 현 광주시장(42.86%)을 꺾었다. 그는 2018년 선거에서 맞대결한 이용섭 후보와 재대결을 펼쳐 설욕에 성공했다.

당초 초박빙의 승부가 점쳐졌으나 14.28% 포인트의 예상보다 큰 차이로 이 후보를 눌렀다. 강 후보는 그동안 쌓아온 탄탄한 당내 조직력과 기반을 내세워 절치부심의 경선 레이스를 펼쳐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낚았다.

구체적 조사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강 후보는 당심에서 크게 앞선 것으로 파악된다.

민주당 3선 의원으로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세대인 강 후보는 ’당심'(黨心)’의 선택을 받아 현직시장인 이 후보를 제꼈다는 평가다.

같은 586그룹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우상호 의원·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강 후보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민주당 권리당원의 표심이 강 후보에게 몰렸다는 것이다. 직전 시장의 높은 현직 프리미엄을 뚫고 도전에 나선 강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자신이 민주당의 적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무수석을 지낸 이력도 후한 점수를 받게 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0대 대선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호남총괄특보단장을 맡았다. 2020년 8월 정무수석에서 물러난 그는 호남권 선거운동을 이끌면서 차분히 당내 광주시장 경선을 준비해왔다.

광주 군 공항 이전과 무등산 개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광주형 일자리 등 지역 현안에 대안을 제시하고 디즈니랜드, 공항도시 등 지역 발전 공약을 제시해 민심을 끌어들였다.

광주 남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인근의 한전, 한전공대, 에너지 밸리를 묶는 차세대 배터리 산업 단지 조성, 여가(영산강)·문화(송정역)·창업(광주역)·디지털(효천역)·생태(광주천) 등 5대 신활력특구 조성 공약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300여명의 전문가와 교수들로 구성된 싱크탱크 ‘더 큐브’가 이 과정에서 톡톡한 역할을 했다. 시민 공감을 얻는 공약개발로 경선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지난달 22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무적 리더십과 빠른 추진력을 강조한 그는 광주에 활력을 불어넣는 ‘젊은 시장’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지 한 달여 만에 축배를 들게 됐다.

역대 처음으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해 ’소통’에 나선 그는 3차례에 걸친 이 후보와의 TV 토론회에서는 어등산 개발, 지산IC 개통 등 지역 현안에 구체적 해법을 내놓기도 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강 후보는 광주 대동고, 전남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최고위원과 정책위원회 의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총괄 수석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민주당의 아성이자 텃밭인 광주에서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은 강 후보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민주당 경선이 마무리되면서 광주시장 대진표는 거의 확정됐다.

강 후보는 본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국민의 힘 주기환 후보, 정의당 장연주 후보, 진보당 김주업 후보와 경합한다.

강 후보는 “당원과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시민의 심부름꾼으로 당당하고 빠르게 광주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