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北 열병식에 “5년간 평화 위협 수단 개발”

입력 2022-04-26 20:18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건 90주년 경축행사에 참가한 각급 부대 지휘관들을 지난 25일 본부청사에서 만나 격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6일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국형 3축 체제를 조속히 완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메시지는 북한이 전날 이른바 ‘항일빨치산’으로 불리는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설 90주년 기념 열병식을 연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왔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통의동 브리핑에서 북한의 열병식과 관련해 “북한이 지난 5년간 겉으로는 평화와 대화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단들을 개발하는데 몰두해왔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행사에서 북한은 핵탄두 형상을 연출하고 다양한 핵투발 수단을 대거 공개했다”며 “북한이 주장하는 자위적 전략무기 최우선 5대 과업에 필요한 무기들과 핵 능력을 선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우리에게 엄중한 현실적 위협이 됐으므로 이를 억제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핵 위협에 대응할 한국형 3축 체계를 조속히 완성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군사적 초격차 기술과 무기체계 개발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군으로부터 열병식 관련 보고를 받았나’라는 질문에는 “한반도 정세, 안보 분야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공유는 인수위와 군 당국 간 계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건 90주년을 맞아 지난 25일 대성산혁명열사릉을 찾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앞서 북한은 전날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등을 공개했다. 이번 열병식은 김일성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빨치산)을 조직했다고 주장하는 1932년 4월 25일을 기념하는 것이다.

항일빨치산 기념 열병식 개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당일 연설에서 “우리 핵 무력의 기본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돼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사시 선제적인 핵 무력 사용을 시사한 것으로, 기존 주장에서 더욱 공세적인 쪽으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측과 미국을 향한 핵 위협을 노골화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