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저지’까지 나선 한동훈에 민주당 “소통령”…韓 “양심의 문제”

입력 2022-04-26 17:55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를 이끌었다는 이유로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런 한 후보자가 검수완박 정국에서도 강한 주장을 거침없이 내놓자 민주당 내에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격앙된 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한 후보자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검수완박 저지 발언에 대해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침묵하는 것은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후보자가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한 후보자의 언행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드라이브에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일개 장관 후보자인 한 후보자의 전화 지시 한 통화로 이렇게 공당의 입장이 돌변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윤호중(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위원장은 검수완박 중재안 재논의를 촉발시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한 후보자와 전화통화를 하며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힌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윤 위원장은 “바로 전화 한 통을 받고 나서 (이준석) 당대표가 여야 합의가 잘못됐다는 반대 입장을 피력했고, 그러고 나서 바로 첫 회의가 어제 있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법무부 장관이 된 것도 아니고 후보자일 뿐인 한 후보자의 힘이 정말 크구나, 소통령이라더니 국민의힘을 지배할 정도의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내가 먼저 중재안이 통과될 경우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 상세하게 짚어줄 수 있느냐고 한 후보자에게 요청을 했고, 장시간 통화를 하며 상당히 자세하게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한 후보자를 직접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방송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한 후보자가 검수완박 법안이 저지돼야 한다고 한 것을 두고 “위험한 표현”이라고 직격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 13일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후보자는 26일 “현장을 책임지게 될 법무장관 후보자가 몸사리고 침묵하는 것은 직업윤리와 양심의 문제”라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한 후보자는 또 검수완박과 관련해 “범죄대응시스템이 붕괴돼 국민이 큰 피해를 볼 것이 분명한 ‘개헌’ 수준의 입법”이라며 “국민 상대 공청회 한번 없이 통과되는 것을 눈앞에 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한 후보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영남권 의원은 “한 후보자의 발언 중에서 민주당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 “한 후보자의 일부 언행은 본인은 물론 곧 출범할 윤석열정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안규영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