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검수완박법 처리 과정에서 제 판단 미스, 그로 인한 여론 악화 부담을 당에 지우고 책임을 전가시켜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앞으로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민주당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떻게 이 국면에 대응하는 게 좋을지 기탄없이 의견을 개진해달라”며 “의원들의 총의가 모이면 그 총의에 따라 원내대표로서 역할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합의했다가 전날 돌연 ‘중재안 재논의’ 방침으로 선회한 배경에 대해 “여야가 어떤 정치적 사안에 대해 합의했더라도 국민의 의견보다는 우선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가 합의했더라도 그 합의사항이 국민에 수용되지 않을 때는 당연히 재논의·재협상을 해야 하고 국민의 뜻에 맞춰가는 것이 정치권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결과와 관련 “논의 과정을 비공개로 하기로 해서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민주당이 재협상에 동의하지 않고 자신들의 뜻대로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조금 전 의총에서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검수완박법 중재안 합의에 대해 민주당 측 수용여부와 상관없이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재안 속 검찰의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가운데 부패·경제만 남긴 것에 대해 비판이 거세자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출범 보름 밖에 안 된 원내지도부 리더십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