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아내들 급소만 공격…계획·잔혹 살인” 울분 [영상]

입력 2022-04-26 16:12
지난 13일 오전 12시14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한 도로에서 50대 남성이 부부 두쌍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충남 천안 ‘부부 모임 흉기난동’ 피해자의 지인이 해당 사건을 계획적 살인이라고 주장하며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했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엄마를 잃은 아이들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천안 사건 피해자의 지인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이 사건으로 제 30년 지기 친구가 응급 상황을 몇 차례 넘기며 수술을 받아야 했고 친동생처럼 아끼던 동생(아내)은 사망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남편도 없는 채 장례를 치러야 했고 (엄마의) 사고 소식을 초등학교 4학년과 5학년 아이들에게 알릴 수 없었다. 장례식 당일에서야 아이들은 엄마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면서 “상주복을 입고 자기 몸집만 한 엄마의 영정사진을 들고 화장터로 향하는 발걸음을 누가 위로해주냐”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특히 가해자는 살인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사건도 계획적이고 잔혹한 범행이라면서 “살인 전과가 있는 사람을 버젓이 사회에 내놓았으니 이같은 비참한 현실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분노했다.

그는 “(가해자는) 우발적 살인이라고 하는데 이미 사소한 시비가 끝나고 사과하며 인사까지 나누고 헤어진 상황에서 자기 차에 가서 범행 도구를 가져와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상식적으로 차에 흉기를 소지하는 것부터 (문제이고) 누가 됐든 걸리면 이와 같은 불상사가 생겼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서는 “가해자는 제일 약한 여성들의 목과 복부 등의 급소만 공격했다”며 “이미 칼에 찔려 부상을 입고 겁에 질려 도망가는 사람을 끝까지 쫓아가 흉기로 찔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조사가 어찌 이뤄지는지, 신상 공개 여부는 어찌 되는지 말이 없냐. 대체 몇 명의 피해자가 더 생겨야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끝으로 그는 흉악범의 신상을 공개하고 엄벌에 처하는 형량을 내려달라고 호소하며 해당 내용을 담은 국민청원에도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A씨는 같은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렸고, 현재 해당 청원은 공개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MBC 보도화면 캡처

앞서 50대 남성 B씨는 지난 13일 오전 12시14분쯤 천안시 서북구의 한 도로에서 부부 모임을 하던 부부 두 쌍에게 흉기를 휘둘러 아내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붙잡혔다.

피해 부부들은 사촌 사이로 알려졌으며 B씨와는 처음 본 사이였다. 경찰 조사 당시 B씨는 상대방이 시비를 걸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노래방에서 왜 시비가 붙었는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채널A가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사건 당시 피해 부부가 4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뒤이어 칼을 든 B씨가 이들을 향해 달려오고, 아내가 길에 쓰러지자 남편은 아내의 팔을 당기며 대피시킨다.

일행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B씨는 끝까지 피해자들을 쫓아갔다. 흉기난동은 5분 가까이 이어졌으며, B씨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피해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0대 아내 2명은 숨지고 40대 남편 2명은 중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