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尹 정부 초대 곳간지기는? 정권교체기 ‘징크스’ 깨질까

입력 2022-04-27 06:00 수정 2022-04-27 06:00

최근 기획재정부 내에서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와 호흡을 맞출 차관이 누가 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그중에서도 관심이 쏠리는 것은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2차관 인사다. 통상 2차관의 경우 예산실장이 승진 기용되는 것이 관례지만, 유독 정권 교체기에 이 공식이 지켜지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노무현정부 출범 때는 기획관리실장이던 변양균 전 정책실장이 기획예산처 차관으로 기용됐고 장관까지 올랐다. 그는 사회예산심의관 등을 지냈지만 전형적인 승진 코스를 밟은 것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명박정부때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가 합쳐지면서 생긴 2차관 자리는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에 전략공천된 배국환 삼표 부회장이 차지했다. 당시 배 부회장은 재정전략실장이었고, 재정운용실장(예산실장)이던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통계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재인정부 출범 때도 박춘섭 예산실장이 조달청장으로 밀려나고, 한국동서발전 사장이던 김용진 전 2차관이 복귀했다. 박근혜정부 때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예산실장에서 승진해 2차관이 됐는데, 이때는 정권 재창출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27일 기재부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 때 ‘정권 교체기 징크스’가 깨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강력한 2차관 후보인 조규홍 경제1분과 전문위원(32회)과 최상대 현 예산실장(34회)이 초반 ‘쌍벽’을 이뤘지만, 최근 분위기가 최 실장에게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최 실장은 코로나19 시기 예산총괄심의관·예산실장으로 근무하며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또 포항 출신에 이명박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조 전문위원은 기재부 예산총괄과장과 경제예산심의관 등을 거쳤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캠프에서도 활동했다.

최 실장은 업무 능력뿐 아니라 후배 공무원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 실장이 2차관이 되면 정권 교체기 예산실장이 2차관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징크스를 깬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