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2년 3개월여간 일상을 괴롭혔던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서울시 축제와 행사들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다. 서울재즈페스타를 시작으로 이달부터 도심 곳곳에 다채로운 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30일 세계 재즈의 날을 맞아 다음 달 1일까지 노들섬에서 ‘서울재즈페스타 앳 노들섬’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한영애, 웅산, 말로 등 한국 재즈 1세대부터 3세대까지를 아우르는 보컬리스트가 총출동해 총 12회 무대를 선보인다. 푸드트럭도 설치돼 코로나19 전과 마찬가지로 음식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축제가 펼쳐진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23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매 주말과 공휴일에 도심에서 ‘거리예술 캬라반 봄’ 행사를 열고 있다. 12개팀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숲, 노원 불빛정원, 평화문화진지, 선유도공원을 찾아 48회 공연할 예정이다.
다음 달 5일부터 8일까지는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커스 캬라반 봄’ 행사도 연다. 코로나19 거리두기 기간엔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탁 트인 공간에서 별도 가림막 없이 저글링, 광대극 등으로 무장한 현대 서커스 7개 작품을 10회 공연한다.
한강변은 대형 야외 미술관으로 변신한다. ‘서울조각축제 인 노들’이 6월24일까지 노들섬 하부에서 선보인다. 두 차례에 걸쳐 각 15개의 작품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지난 23일 개장해 첫날 2000명이 방문한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도 매주 금·토요일에 시민을 맞는다.
서울광장과 서울도서관을 연계해 열린 도서관을 조성해 시민들이 ‘집콕’에서 벗어나 문화 공연을 즐기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빈백, 매트, 파라솔 아래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으며 이벤트존에선 하루 5회 거리공연이 펼쳐진다.
북촌 가회동에는 ‘귀한 손님이 머무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은 고품격 한옥숙박체험시설 ‘북촌빈관(北村賓館)’이 개관했다. 2019년에 시에서 매입한 도시형 한옥으로, 2년 간의 대공사를 마치고 숙박과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북촌빈관은 넓은 마당에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일제강점기 북촌 한옥 주거지를 지켜낸 민족운동가 정세권 선생의 흔적이 남아있다. 시 관계자는 “북촌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도시형 한옥의 흔적을 살려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며 “지상층에는 한옥 숙박공간을, 지하층에는 커뮤니티 라운지인 ‘더 리빙룸’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