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前비서관 폭로…“유퀴즈, 이재명은 거부했다”

입력 2022-04-26 13:56 수정 2022-04-26 15:35
'유퀴즈' 방송 화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tvN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 출연한 이후 정치권 안팎으로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 측이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 의사를 밝혔으나 거절당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 전 지사의 경기지사 시절 비서관을 지낸 김지호씨는 26일 SNS에서 “이 전 지사가 경기지사였을 때부터 대선 후보 때까지 CJ ENM 유퀴즈에 출연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제작진과 미팅을 추진했지만 미팅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운을 뗐다.

김씨는 “전달받은 거절 사유는 ‘프로그램 진행자가 본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정치인 출연을 극도로 조심스러워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당시에는 정치인 출연에 대한 엄정한 원칙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에 따라 고무줄처럼 움직이는 잣대를 보니 ‘줄서기’라는 다른 원칙이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유퀴즈' 방송 화면.

그는 “윤 당선인의 출연을 두고 많은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단지 당선인의 출연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불공정한 선택적 정치 중립에 분노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이재명 고문에게 엄격하게 지켜졌던 원칙이 왜 유독 윤 당선인 앞에선 작동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김씨는 “CJ ENM 강호성 대표이사가 검사 출신임을 근거로 외압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며 “현재도 인사 교류를 이유로 공공기관에 현직 검사들이 파견 근무하며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다진다는 의혹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CJ ENM 측은 부디 관련 논란의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 달라”고 당부했고, 윤 당선인 측에도 “명확한 입장 표명을 통해 털끝만큼의 외압도 없었는지 소상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유퀴즈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출연 제안을 거절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21일 지난해 4월과 그 이전에 문 대통령의 유퀴즈 출연을 타진했으나 거절당했다고 SNS에 밝혔다. 김 총리 역시 지난 10월쯤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유퀴즈 출연 의사를 밝혔으나 제작진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 화면.

한편 유퀴즈가 선택적으로 정치인을 출연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시청자들의 불만도 폭주하고 있다. 현재 유퀴즈 게시판에는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한다’ ‘공정을 잃었으니 폐지가 답이다’ ‘경영진이든 제작진이든 사태 입장을 밝혀라’ ‘서민 밥상에 금수저 놓지 말라’ ‘유재석, 조세호도 비호감이 됐다’ ‘문재인 이어 이재명도 거부? 이쯤 되면 유퀴즈는 불공정의 아이콘이다’ 등의 글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제가 잘 모르는 분야다. 죄송하다”며 말을 아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