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콜레스테롤 정상 ‘과체중’도 살 빼면 지방간 위험↓

입력 2022-04-26 13:01
국민일보DB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 대사질환 지표가 정상인 ‘건강한 과체중’도 체중감량으로 지방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기준 과체중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3~24.9㎏/㎡에 해당된다. 비만은 BMI 25㎏/㎡ 이상을 말한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조인영 교수와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 장유수 교수 연구팀은 2011~2019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지방간 및 간 섬유화(딱딱해짐)가 없으면서 대사적으로 건강한 과체중인 성인 1만4779명을 5.2년간 추적 및 분석한 결과, 체중 감량과 비알코올성지방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비알코올성지방간은 5% 이상의 간세포에 중성 지방이 쌓이고 악화되면 염증을 일으켜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고칼로리 음식, 지나친 야식, 과다한 음주 등이 원인이다.

연구팀은 체중 변화와 지방간 위험률 간의 보다 명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고자 첫 건강검진의 체중과 다음 건강검진의 체중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체중이 변하지 않은 군에 비해 체중이 1~5% 감소한 경우 비알콜성지방간 발생위험이 17% 감소,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경우 비알콜성지방간 위험이 48% 감소했다.
반면 체중이 1~5% 증가한 경우 비알콜성지방간 위험이 21% 증가, 5% 이상 증가한 경우 비알콜성 지방간 위험이 51% 상승했다.

특히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경우 간이 굳는 섬유화 점수가 중등도 이상으로 높은 지방간의 위험률이 감소돼 체중이 비알콜성지방간과 직접적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조인영 교수는 26일 “대사질환이 있는 비만의 경우 체중 감량으로 비알콜성지방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대사질환이 없는 건강한 비만의 경우도 체중감량이 비알콜성지방간을 위험을 줄인다는 것은 이번 연구에서 처음 규명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류승호 교수는 “대사질환이 없는 과체중이더라도 안심은 금물이라며, 수치적으로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은 비알콜성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해 운동 및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