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이 26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만났다.
정진석 국회부의장(단장)이 이끄는 정책협의단은 이날 오전 10시 36분쯤 기시다 총리 면담을 위해 총리관저에 들어섰다. 면담은 약 20분간 이뤄졌다.
앞서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기시다 총리와 저는 오늘 정책협의단의 예방을 받을 예정”이라며 “상세한 것은 사후에 적절히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정 부의장에 따르면 친서에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모델로 한·일 관계 재구축에 대한 당선인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 단장은 지난 24일 일본 입국 직후 나리타공항에서 취재진이 친서의 내용을 묻자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한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와 기대, 일본의 긍정적인 호응에 대한 기대, 이런 의미가 담긴 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책협의단이 기시다 총리에게 다음 달 10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요청할지도 주목된다. 정 단장은 전날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면담 후 기시다 총리를 취임식에 초청할지와 관련해 “정상(의 참석)은 초청이 아니고 해당 국가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만일 우리 대통령 취임식에 온다면 모든 성의를 다해서 모실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정책협의단은 일본 측과 강제징용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냉각된 한일 관계의 개선과 북한에 대응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 외무상으로 우리 측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함께 합의 내용을 함께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0월 총리로 취임해 위안부 합의 이행을 주장해왔다.
정책협의단은 정 단장과 부단장인 김석기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상덕 전 주싱가포르 대사, 장호진 전 주캄보디아 대사,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등 7명이 모두 면담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총리 면담 후 일본 정·재계 인사와 오찬 간담회를 하고 모리 요시로 전 총리,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등과 만난다.
전날에는 한일의원연맹의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10명과 조찬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하야시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기시 노부오 방위상 등과 면담했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이 일본 총리를 만나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윤 당선인의 강한 의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 준비사무실 출근길에 “한·일 양국이 상생과 신뢰라는 기반 위에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모멘텀이 생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