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 앞둔 광주 갑론을박 뜨거워

입력 2022-04-26 11:25 수정 2022-04-26 11:30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의 다양한 지역 현안이 선거 쟁점으로 새삼 떠오르고 있다. 지역 상공인들을 대변하는 광주상공회의소는 각 정당 광주광역시장 출마자에게 10대 지역발전 과제를 제안해 공약 채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6월 1일 시장선거와 관련, 지역발전의 가늠자가 될 각종 현안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첨예한 이슈로 서서히 점화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빛그린 산단 이전과 국립공원 무등산 개발, 광주역∼광주송정역 통폐합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 나선 이용섭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광주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용도변경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지속적 발전을 꾀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공장 이전 부지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상업·업무·주거 기능과 물류 허브 역할을 하는 융복합지역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의 KTX 지역경제 거점형 투자 선도지구로 지정된 광주송정역 일대 56만여㎡와 연계해 이 일대를 국토 서남권 발전을 이끄는 산업·교통 거점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나 주상복합 건물 위주의 난개발은 반대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후보와 맞선 강기정 예비후보는 앞서 지난 14일 금호타이어 노조와 공동실천 협약을 체결했다.

강 후보는 “광주공장 이전은 지역민의 숙원이자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광주시와 금호타이어 모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특혜시비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는 공장부지 42만여㎡ 용도변경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공장 이전을 위해서는 1조원대의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한 데 현실적으로 공장부지 용도변경을 통한 ‘땅값 상승’이 유일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금호타이어 측은 용도변경 이후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게 될 땅을 건설업체 등에 매각하거나 이를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받아 이전비용을 충당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광주의 관문 역할을 해온 광주역과 광주송정역 통폐합 논란도 선거판의 해묵은 불씨가 되고 있다. 환경단체 등은 이용객이 줄어든 광주역을 KTX 정차역인 광주송정역으로 합치고 두 역을 잇는 11.9㎞ 구간 철로에 나무를 심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푸른길’을 조성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들은 지방선거 출마자, 주요 정당과 연대해 향후 광주역 폐쇄 운동을 펼치겠다고 공언해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두 역의 운명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는 KTX 호남선 개통 이후 이용객 편의를 위해 광주역~광주송정역을 오가는 셔틀 열차를 운행하고 있으나 예산 낭비라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관광개발이냐, 자연보호냐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광주의 상징 무등산 정상의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유력 시장 후보들은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한 케이블카 설치와 전기·수소차 등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체로 긍정적 의견을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경제를 이끄는 상공인들을 대변해온 광주상의는 민선 8기 지역 발전·산업 육성을 위한 현안 과제 10건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 단체는 지역발전 과제로 광주 군 공항 이전·그린 스마트시티 건설, 광주·전남 행정구역 통합과 광역경제권 조정,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2038 하계아시안게임 광주·대구 공동유치, 광주∼대구 달빛고속철도 조기 착공 등 5건을 꼽았다.

산업 육성 과제로는 인공지능(AI)산업 고도화 특별법 제정·특성화 대학지정, 광주형일자리 시즌2 완성, AI와 자동차부품 분야 기업유치, 마이스( MICE)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류형 관광·서비스 산업 기반 조성 등 5건을 제안했다.

광주상의는 제20대 대선을 앞둔 지난해 11월 지역경제 핵심과제로 15건을 선정해 발표했으며 이 중 10건이 공약에 반영된 바 있다고 밝혔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전후해 지역 현안을 한꺼번에 매듭짓기 어렵겠지만 시민여론을 수렴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빛고을 광주 공동체가 지역발전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는 생산적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