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잠 청하듯 눈감아” 아들이 전한 이외수의 마지막

입력 2022-04-26 09:04 수정 2022-04-26 10:02
소설가 이외수. 페이스북 캡처

“마치 밀린 잠을 청한 듯 평온하게 눈을 감으셨다.”

소설가 이외수씨의 아들 이한얼씨가 전한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다. 전날 세상을 떠난 고인의 장남 한얼씨는 26일 페이스북에서 “지난 25일 저녁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소천하셨다”며 “가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는 가운데 외롭지 않게 떠나셨다”고 전했다.

그는 “‘존버’의 창시자답게 재활을 정말 열심히 하셨는데 여러분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하늘의 부름을 받은 게 너무 안타깝다”며 “지금이라도 깨우면 일어나실 것 같은데 너무 곤히 잠드셔서 그러질 못하겠다”고 말했다.

존버는 ‘끝까지 버틴다’는 뜻의 신조어로 고인이 즐겨 썼던 단어다.

한얼씨는 “그곳엔 먼저 가신 그리운 이름들이 계시니 그분들이 잘 반겨주실 것”이라며 “여러분이 보내주셨던 기도가 사랑이 되어 가슴에 가득 채워졌을 테니 따뜻한 가슴으로 포옹할 수 있으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얼씨는 투병 중인 부친을 대신해 페이스북으로 이따금 소식을 전해왔다. 지난달 21일에는 “아버지께서 폐렴으로 사흘째 응급실에서 홀로 사투 중”이라며 부친의 상태를 알렸다.

고인은 뇌출혈 투병 중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25일 오후 6시40분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76세.

1946년 9월 10일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이외수는 1972년 단편 ‘견습 어린이들’로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1975년 중편 ‘훈장’으로 ‘세대’지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예능 프로그램과 시트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도 얻었다. 2010년대 초반에는 트위터에 남긴 촌철살인의 글로 ‘트통령’(트위터 대통령)이라고 별명을 얻었다.

빈소는 이날 오전 10시쯤 강원도 춘천시 호반병원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된다. 27일 오전에는 특 1호실로 옮길 예정이다. 오일장을 치른 뒤 29일 오전 7시 30분 발인해 춘천안식원에서 화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지는 미정이다.

사인은 폐렴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전영자 씨와 아들 한얼 진얼씨가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