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주선 “일본 총리, 취임식 참석 의사 아직 연락 없어…초청장 못 보냈다”

입력 2022-04-26 05:00 수정 2022-04-26 05:00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위원장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기자 stoweon@kmib.co.kr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는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연락해 오지 않아 초청장을 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외국 정상이나 행정 수반에 대해서는 외교 관례상 그분들이 먼저 취임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와야 정중한 예의를 갖춰서 초청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위원장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최상의 예우를 갖춰서 초청하려고 한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도 건강이 악화되지 않으면 참석하겠다고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초청에 수락을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직접 초청장을 전달하는 방안도) 한번 토론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도 초청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직 대통령 유족이나 자제 분들은 공식적으로 초청을 한다”며 “저희가 파악하니 20여명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위원장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기자 stoweon@kmib.co.kr

다음은 일문일답.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할 것인가.

“이 전 지사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하는 사항은 더 이상 (초청) 논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이 취임식에 참석해주시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다만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승자가 패자에게 아픔을 상기시키는 자리가 돼 본의 아니게 예의에 어긋났다는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

-당내 대선 경선에서 윤 당선인에게 패배한 유승민 전 의원이나 홍준표 의원도 취임식에 초청하지 않을 계획인가.

“대선 경선이나 본선에서 패배한 분들은 따로 취임식에 초청하는 게 본인들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거나 상기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래서 대선 과정에 참여한 경쟁자라는 신분으로는 초청을 하지 않는 것으로 얘기했다.

그러나 본인들께서 오시겠다고 말씀만 주시면 언제든지 최상의 예우로 초청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홍 의원은 현재는 국회의원 신분이어서 초청장 발송 대상이 된다.”

-대통령 취임사의 가장 중점적인 메시지는 무엇인가.

“취임식의 슬로건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이고 윤 당선인이 항상 ‘국민의 뜻을 겸손히 받들겠습니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그 맥락과 기조 속에서 취임사가 작성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취임사에서 탈피해 젊은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취임사를 준비 중이다.

특히 어려운 대한민국 상황을 인식하고, 지혜와 용기를 다시 한번 발휘해서 재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기조 속에서 취임사가 준비될 것이다.

우리가 전쟁 피해를 입었을 때 세계 각국의 도움을 많이 받아온 데 대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감사와 고마움을 표시하는 부분도 취임사에 담길 것이다.

우리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과 사명을 다했다는 부분도 강조될 것이다.”

-윤 당선인이 취임식 준비를 위해 특별히 당부한 말이 있었나.

“윤 당선인은 ‘국민을 섬기는 낮은 자세로 우리 주변의 이웃, 특히 어린이와 청년, 그리고 장애인 및 취약 계층과 함께 하는 취임식이 되도록 해달라’는 당부를 매번 하셨다.

따라서 취임식 전반에 걸쳐 그런 방향으로 조촐하면서도 내실 있게 준비했다.”

-취임식에서 준비하고 있는 특별한 행사는 무엇인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회의사당 취임식과 청와대 개방 장면을 이원생중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취임식 시간과 청와대 오픈 행사 시간이 겹치기 때문이다.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주는 청와대 개방도 굉장히 의미가 있어서 청와대 오픈을 준비하는 기획팀과 취임식팀이 기술적인 문제를 지금 협의하고 있다.”

-취임식 예산이 33억원대로 역대 최대라는 지적에는 동의하나.

“예산은 33억 8000만원으로 역대 대통령 취임식 예산으로는 최고가 맞다. 그런데 예산은 윤 당선인이 요청한 예산이 아니고 취임준비위에서 요청한 것도 아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고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추정 속에서 지난해 정기국회 때 일반 예산으로 확정 통과가 됐던 예산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일 때 통과된 예산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러가지 행사를 하고 싶지만 이 예산 범위를 넘을 수도 없다. 그리고 현재 배정된 예산도 최대한 아껴 쓰려고 한다. 최종적으로 취임식에 소요되는 예산은 33억원이 안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초호화 혈세잔치’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우리가 요청한 예산도 아닌데 ‘코로나19 상황에서 호화판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공격은 어불성설이다.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외빈 취임식 만찬 행사를 신라호텔 영빈관으로 잡은 것으로도 혈세 잔치라고 비판을 하는데, 우리는 당초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려고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만찬을 치르게 되면 경호 문제로 5월 10일 청와대 방문객들이 오후 2시부터 외부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득이 우리가 제3의 장소를 찾은 것이다. 청와대에서 만찬 행사를 하더라도 음식은 전부 외부 케이터링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호텔 만찬 행사도 대관료 정도만 추가될 뿐 청와대에서 하는 것과 비용 차이가 거의 없다.”

-취임식 준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취임식 준비 과정에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온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여러 가지 문화 예술 기법을 전부 동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다만 예산과 경호 문제로 이런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취임식을 마무리 한 뒤 향후 정치 행보를 계획하고 있나.

“취임식을 정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윤석열정부 출범이 정말로 기대가 되는 취임식이었다는 평가를 받고서 이후에는 소박한 국민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꿈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도리와 책임을 다하겠다.

문동성 이상헌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