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동훈 향해 “편하게 국민 들먹이면 안돼” 비판

입력 2022-04-25 21:52 수정 2022-04-25 22:45
문재인 대통령이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JTBC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도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굉장히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된다”고 작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JTBC에서 방영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한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과 손 전 앵커와의 대담은 지난 14~15일 이틀간 청와대에서 녹화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JTBC 캡처

한 후보자는 지난 13일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직후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이런 법안 처리 시도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에 대해서는 이 나라의 모든 상식적인 법조인과 학계, 언론 등이 전례 없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재심 전문 변호사와 아동학대 사건에 진심을 다해온 변호사들이 자기 이름을 내걸고 반대하는 이유를 생각해달라”며 “그 이유는 자명하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들이 크게 고통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표현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검수완박에 찬성하지 않는다거나. 그 길로 가더라도 충분한 과정 거쳐야 된다고 말씀하실 수는 있겠으나 ‘반드시 막겠다’는 식의 표현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 후보자가 ‘국민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그냥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 된다. 국민을 이야기하려면 정말 많은 고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잠시 뜸을 들인 후 “대한민국의 정의를 특정한 사람들이 독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수사권을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합의가 잘 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조국 가족들이 겪은 고통 마음 아파”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발언했는데 그 마음에 변함이 없나’라는 질문에는 “그 사람, 그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들은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 분들이 잘못한 게 있어서 잘못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 맞다 해도 결국은 우리 정부에서 민정수석이 되고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되고 하는 바람에 그런 상황이 된 것”이라며 “그런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없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발언은 진심이었나’라는 질문에는 “역대 정부 중 우리 정부처럼(깨끗한 정부가 없었다)”라며 “대통령 주변에 친인척, 특수관계자, 고위인사가 금품을 받고 부당한 특혜를 준다든지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문제가 된) 사람들은 직권을 남용했다 이런 정도”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시점이나 수사 방식을 보면 공교로운 부분이 많다. 그게 목적이나 의도가 포함됐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저는 단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인사가 아직도 ‘환상의 투톱’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총장을 했던 분이 야당 후보가 돼서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이상한 모양새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시 윤석열 검사는 아주 결기 있는 강골 검사로서 신망이 높았다. 그런 기대로 검찰총장에 임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