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조국 임명 질문에 “이번 대선에 부담으로 작용”

입력 2022-04-25 20:31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임기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퇴임을 2주 남겨둔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우리 인사에 있어 때때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임기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후회하는지 묻는 질문에 “이번 선거(대선) 과정에서도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가)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며 답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금도 같은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깊은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뤄두고 싶다”며 대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 등의 임기 내 사면 가능성에 대해선 “사면은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면은 사법 정의와 부딪힐 수 있어 사법 정의를 보완하는 차원에서만 행사돼야 한다”며 “분들에 대한 사면은 국민의 지지나 공감대가 판단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종교계와 재계 일각에서 제기된 사면 요구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사면을 단행할 경우 임기 종료 전날이자 석가탄신일인 5월 8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5월 8일 전까지 국민 여론을 지켜보면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공약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청와대에 대한 소회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시대를 끝내는 것이 그동안 청와대의 역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때문에 뭔가를 청산한다는 의미라면 다분히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성취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74년 간 이어져 온 청와대의 역사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5월 9일 오후 6시 청와대에서 퇴근을 할 계획”이라며 “하룻밤을 청와대 바깥에서 보내고 다음날 새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 이후 KTX를 타고 지방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기) 마지막 날 밤을 청와대에서 보내지 않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면서 “이를 신구 권력 갈등이라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간담회는 2019년 10월 이후 2년 반 만이다. 지난 1월로 예정됐던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됐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