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총사업비 5조4000억원 규모의 부산 스마트 시티 ‘에코델타시티’를 짓는 데 돈을 댄다. 미래형 첨단 도시의 금융 인프라를 선점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디지털 금융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부산 강서구 일대에 1만1770㎢(약 360만평) 규모의 에코델타시티를 조성하고 운영할 민간 사업자로 LG CNS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LG CNS의 주관하에 신한은행이 금융 주선을, 현대건설이 건설·토목 공사를, SK에코플랜트가 에너지 인프라 조성을 각각 담당한다.
신한은행은 에코델타시티 조성을 위한 페이퍼 컴퍼니 형태의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만들고 자본금 1000억원 중 200억원을 투자한다. 나머지 사업비는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와 다른 금융사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의 형태로 조달한다.
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업은 금융 주선에 따른 이익 대부분을 재투자하는 구조라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자본금을 투자하고 계열사까지 동원해 큰돈을 대는 이유는 미래형 첨단 도시에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서 오는 이점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에코델타시티는 교통·쇼핑·의료 등 실생활 전반을 디지털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 계열사의 ‘먹거리’가 많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버스의 개찰구·출입문을 통과할 때 신한카드로 자동 결제가 이뤄지게 할 수 있다. 집을 살 때는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 디지털 대출 심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경쟁사인 KB국민은행이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 의향서를 냈을 만큼 은행권 관심이 컸다”면서 “계열사가 많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신한은행이 카뱅에 비해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