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긴 침체기에 빠졌던 극장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로 극장 내 띄어앉기, 상영시간 제한이 풀린 데 이어 25일부터 상영관 안에서 팝콘 등 음식을 먹을 수도 있게 됐다.
관람객 증가와 매점 음식 판매 등은 극장 3사의 전반적인 매출 회복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극장업계는 팬데믹 이후 지난달까지 27개월 연속 적자 행렬을 이어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국민 1인당 영화 관람횟수는 4.37회로 세계 1위였으나 지난해 1.17회로 크게 떨어졌다.
전국 극장 관객 수는 지난달 280만명, 이달 예상치는 300만명 수준이다.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1000만명의 30%를 밑돌았다. 업계는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다음달 전국 관객 1000만명 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멀티플렉스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관람객 유치에 나선다. CGV는 매점에서 콤보나 세트를 사면 스크래치 쿠폰을 주는 행사를 연다. 팝콘 취식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를 담아 ‘돌아온 옥수수’ 콘셉트로 옥수수를 원재료로 한 신메뉴도 선보인다. 메가박스는 팝콘 구매 시 콤보 50% 할인 쿠폰 증정, 러브콤보 2000원 행사 등을 진행한다.
영진위는 한국영화와 영화관을 살리기 위해 ‘무비위크’를 실시한다.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극장 현장에서 레인보우 팔찌를 1000원에 구매하면 총 100개의 캠페인 전용관에서 ‘한국 영화 스페셜 기획전’ 상영작을 하루 동안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개봉작도 줄을 잇는다. 어린이날 연휴에 공개되는 마블의 새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그 신호탄이 될 예정이다. CGV에 따르면 영화 개봉일인 다음날 4일 CGV용산아이파크몰 IMAX관(624석)은 이튿날 새벽 2시10분 상영 회차까지 전석 매진됐다.
그간 개봉을 미뤘던 한국영화들은 하나둘 개봉 일자를 확정하는 분위기다. 2017년 10월 개봉해 688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 후속작 ‘범죄도시2’가 다음달 18일 개봉한다. 전작에 출연한 마동석, 새로운 악역을 맡은 배우 손석구가 주연을 맡았다. 다음달 열리는 제75회 칸 영화제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는 6월 개봉한다.
7월 말 여름방학 성수기엔 김한민 감독이 ‘명량’(2014)의 후속작으로 ‘한산:용의 출현’을 내놓는다. 박해일과 안성기, 변요한, 손현주, 김성균 등이 출연한다. ‘도둑들’(2012), ‘암살’(2015)을 만든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도 올 여름 개봉한다. ‘관상’(2013) ‘더 킹’(2017)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은 전도연, 송강호, 이병헌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새 영화 ‘비상선언’의 개봉 일자를 조율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극장을 찾는 고객이 늘면 매점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콘텐츠의 힘과 사회적 분위기가 시너지를 내 영화업계와 극장가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