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인사청문회, 끝내 산회… 자료 두고 양당 설전

입력 2022-04-25 16:53 수정 2022-04-25 17:10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첫날인 25일 파행을 거듭한 끝에 산회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한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지적하며 회의 참석을 거부하면서다. 국민의힘은 ‘발목잡기’라고 비판하며 26일 오전 10시 인사청문회를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당과 정이당의 보이콧 가능성이 남아 있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의하고 청문회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정의당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이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며 불참했고 이를 두고 설전을 벌이다 개의 39분 만에 정회됐다.

오전에는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만 청문회장에 들어가 의사발언 진행을 신청해 “충실한 자료 제출을 전제로 일정을 재조정하자고 요청했는데도 일방적으로 개의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항의한 후 자리를 떴다. 그는 “국민의힘에서는 자료 요청이 많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만큼 의혹이 많기 때문이다. 검증해야 할 항목과 분야가 많아 자료요청이 많다는 생각은 안 드느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 파행에 주 위원장과의 짧은 질답 외에는 아무 질의도 듣지 못한 채 자리를 지켰다.

양당 지도부 설전… “의혹 규명해야” vs “비상식적 요구”

양당 지도부는 한 후보자의 청문회를 두고 장외전을 벌였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한 후보자에게 전한다. 자료 없이 자리 없다, ‘노(No) 검증’이면 ‘노(No) 인준’”이라며 “총리 될 사람이 계속 국민 검증을 거부한다면 우리 당은 부적격 총리 후보자를 국민의 이름으로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대표단 회의에서 “한 후보자가 인사청문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청문회가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청문회가 파행을 겪는다면 그 책임은 한 후보자에게 있다”고 질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자료 요구가 비상식적이라고 맞받았다. 성 의원은 “후보자 부친과 모친이 돌아가신 지 40여년이 지났는데 두 분의 부동산 거래내역 일체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1970년부터 받은 봉급 내역 전부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겨울에 산딸기를 따오라는 것처럼 불가능한 자료 제출 요구가 많다”며 “후보자 부친은 지난 1982년, 모친은 1994년에 별세했는데 부친·모친의 부동산 거래내역 일체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성토했다.

전 의원은 한 후보자 부인의 미술품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을 보면, 당시 이 전 총리도도 산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법이 요구하는 공직후보자의 인사청문과 관련된 자료 대부분은 제출됐다고 보인다”며 “더욱이 미제출 자료를 보면 제출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고, 또 합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