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한국의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전통의 내연기관차 강호들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산업 동향’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한국에서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5278대다. 이 가운데 테슬라(2676대)는 51.2%를 차지했다. 1년 전만 해도 테슬라 점유율은 79.7%였다. 수입 전기차 구매고객 10명 중 8명은 테슬라를 선택했었다. 하지만, 다른 수입차 업체에서 신규 전기차를 한국시장에 내놓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현대차·기아가 양분했던 전기차 시장에 내연기관에 강점을 갖고 있던 수입차 업체가 가세하면서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를 가장 빠르게 뒤쫓는 건 메르세데스 벤츠다. 벤츠는 올해 1분기에 전기차 728대를 팔았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배 늘어난 숫자다. 점유율은 13.8%를 기록했다. BMW는 iX, i4 등을 앞세워 전기차 45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8.5%를 찍었다. 포르쉐는 타이칸 등 405대의 전기차를 팔아 7.7% 점유율을 거뒀다. 지난 1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폴스타는 사전계약 일주일 만에 올해 목표(4000대)를 채웠다. 볼보 전기차 C40리차지 역시 출시 5일 만에 올해 물량(1500대) 계약을 마쳤다.
앞으로 전기차 판매 비중이 더 높아지면서 수입차들의 전기차 전쟁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수입차 업체의 연료별 판매 현황을 보면 전기차 비중은 4.2%다. 지난해 1분기(1.1%)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BMW는 올해 연말쯤 전기차 i7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우디는 오는 6~7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4 e-트론, 준중형 세단 A3, 소형 SUV Q2 등의 전기차들을 한국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벤츠는 오는 6월 중형 SUV EQB를, 폭스바겐은 준중형 전기 SUV인 ID.4를 하반기에 처음 출시할 계획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