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이 25일 국민의힘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합의해 놓고 재협상을 요구한 것에 반발하며 민주당이 애초 발의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원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원래 합의안이 깨지면 원안 처리가 원칙”이라며 박병석 국회의장을 압박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 20여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은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중재안을 수용한 정당의 입장을 반영해 국회 운영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양당 원내지도부에 통보한 바 있다”며 “국민의힘이 먼저 합의를 깬 만큼, 의장 중재안을 수용했던 민주당의 원안대로 입법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견문에는 3선 정청래, 재선 박주민 이재정 의원과 초선 김용민 강민정 김남국 김승원 문정복 민병덕 양이원영 유정주 윤영덕 이수진(동작을) 이용빈 장경태 전용기 정필모 최강욱 최혜영 황운하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법안 통과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의원도 함께했다. 상당수가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다.
이들은 “의장이 중재안을 제안한 방식이나 내용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지만, 민주당은 의총에서 이를 수용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겨우 사흘이 지난 오늘 헌신짝을 버리듯 이미 합의한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 적당한 타협안으로 역사를 퇴보시키고 시대적 책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개혁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검찰 정상화법의 입법 진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은 별도 자유발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국회를 법무부의 발밑의 때쯤으로 여기느냐”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소통령 한동훈의 부하냐.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통령 한동훈의 졸병들이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회견을 마친 뒤 박 의장을 찾아가 민주당 원안 처리를 요청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개회를 요구했다.
박 의장은 이들의 요구에 대해 “민주당도 합의 정신을 존중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김 의원이 면담을 마친 뒤 전했다. 박 의장은 “합의안에 충실해달라”며 “지금은 국민의 공감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도 당부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