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21-2022 시즌 막바지 살얼음판 경쟁은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의 1위 싸움, 아스널과 토트넘의 4위 싸움만 있는 게 아니다. 번리와 에버턴은 2부리그 추락을 피하기 위해 치열한 ‘생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번리는 24일(현지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1-2022 EPL 울버햄턴전에서 1대 0으로 승리했다. 6승 13무 14패(승점 31점)로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로 올라섰다.
번리는 이날 볼점유율이 37%에 그쳤지만 슈팅은 8대 5(유효슈팅 5대 4)로 날카로운 공격 전개를 했다. 결국 후반 17분 마테이 비드라가 보우트 베흐호스트의 패스를 그대로 슈팅해 팀에 승리를 안긴 골을 성공시켰다. 황희찬은 이날 파비우 실바-라울 히메네스와 선발 공격진으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번리가 웃은 날 에버턴을 울었다. 에버턴은 같은 날 영국 머지사이드주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 원정경기 0대 2로 패하며 18위로 떨어졌다. BBC에 따르면 2019년 12월 이후 첫 강등권 추락이다. 8승 5무 19패(승점 29)로 번리보다 1경기 덜 치른 채 승점 2점이 낮다.
에버턴은 이날 1위 경쟁 중인 리버풀의 파상공세를 막아야 했다. 점유율은 15%대 85%로 리버풀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전반을 0대 0으로 막아냈지만, 리버풀이 후반 17분 로버트슨과 40분 오리기에 헤딩골을 허용하면서 패배를 막지 못했다. ‘머지사이드 더비’ 맞상대 리버풀이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맨시티와의 승점을 1점 차로 좁히며 우승경쟁을 이어갈 때 에버턴은 18위로 떨어지며 강등 위기를 맛봐야했다.
이대로 에버턴이 강등될 경우 1950-51시즌 이후 71년 만의 강등이다. 에버턴이 1경기 덜 치러 강등권 싸움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지만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게 문제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부임한 지난 1월 이후 12번의 리그경기에서 3승 1무 8패에 그쳤다.
향후 일정도 만만치 않다. 첼시-레스터시티-왓포드-브렌트퍼드-크리스털팰리스를 거쳐 아스널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9위 왓포드를 제외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3위 첼시, 4위 아스널과의 경기는 특히 부담이다.
번리도 수월하지는 않다. 왓포드-애스턴빌라-토트넘-애스턴빌라-뉴캐슬과 5경기를 치르는데 토트넘은 4위 경쟁으로 다급하고, 강등권 경쟁을 하던 뉴캐슬은 에디 하우 감독이 들어선 뒤 어느덧 중위권으로 올라서며 좋은 경기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번리 역시 션 다이치 감독 경질 후 최근 3경기에서 승점 7점을 따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