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파견갔던 ‘찾동’ 간호사도 복귀… 동네 복지도 ‘일상회복’

입력 2022-04-24 21:07

최근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예약신청을 위해 서울의 한 동주민센터를 방문한 80대 할머니는 누군가를 알아보고는 두 손을 붙들며 반가워했다. 할머니가 반갑게 인사를 건넨 이는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방문간호사였다. 평소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거동이 힘들었던 할머니는 올 초부터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방문간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건강을 챙기는 데 어려움이 컸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등 방역·의료체계가 개편되면서 코로나19 지원 업무를 위해 방역 현장으로 파견을 나갔던 찾동 방문간호사들도 속속 동주민센터로 복귀하고 있다. 찾동 방문간호사 사업은 서울시가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줄인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으로 880여명(2020년 기준)이 활동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방문간호사들은 각 자치구별 상황에 따라 선별진료소나 재택치료자 상담에 투입되면서 평소 현장을 떠나야 했다. 인력 전원이 파견된 자치구도 다수여서 방문 간호 자체가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건강상태를 살피는 복지 최전선 인력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오면서 위기가구 감지 역할도 점차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방문간호사들은 일일이 관리 대상자들에게 연락해 찾동 간호사가 복귀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일로 업무를 재개하는 중이다.

서울 중랑구 신내2동주민센터의 이순옥(41)·우수진(37) 간호사도 지난 18일부터 부지런히 복귀 사실을 알리면서 방문 활동 준비를 하고 있다. 두 간호사 모두 지난 1월 26일 코로나19 재택치료자 관리 업무에 투입돼 보건소로 파견 업무를 나갔다 최근 돌아왔다.

이 간호사는 “(복귀 후에) 한 집씩 갈 때마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어르신들이 그동안 못했던 얘기들을 하시는 걸 다 들어드리려 한다.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자체가 큰 힘이지 않을까”라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우 간호사는 “그동안 코로나 지원 업무로 자리를 비우면서 관리하던 어르신들을 뵙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당분간 못 온다’고 안내하자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있었는데, 다시 뵐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우울감이 심해 술에 의존하던 사례관리 여성 등을 찾아가 살필 계획이라고 했다. 우 간호사는 “혼자서 안 좋은 생각을 할 수도 있어서 파견을 나간 뒤에도 계속 연락을 하면서 안부를 물었는데, 이제 복귀했으니 직접 찾아가 한번이라도 더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성윤수 양한주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