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전쟁 속에 있다면 매일 살아남게 해 달라고 하나님에게 기도할 것이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침례신학교 총장인 슬라빅 페이즈 목사는 최근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글로벌특별새벽부흥회(특새) ‘인생을 결정짓는 신앙(막 9:24)’ 영상 설교에서 “한국과 우리나라의 상황은 다르지만 영적 원리는 같다.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기 위해 예수님에게 믿게 해 달라고 한 본문 속 아버지처럼 우린 모두 매일 매일을 살아갈 믿음을 주님에게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이즈 목사는 우크라이나 크리스천들에게 전쟁이 ‘믿음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그는 “전쟁이라는 위기는 하나님과 이웃을 섬길 기회를 준다. 우리 행동이 우리 믿음을 정의하는 시간”이라며 한 사람을 소개했다. 마리우플의 카다스키. 목사였던 그는 전쟁이 일어나자 교우들의 집을 일일이 심방하고 음식과 물품을 실어 날랐다. 폭격에 차가 부서진 뒤에는 자전거를 타고 식료품을 나눠줬다고 한다.
마을이 잿더미로 변한 뒤에는 성도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더 이상 나눌 음식도 없고 식수도 떨어졌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 카다스키 목사는 촛불을 켰다. 촛불 아래서 성도들과 찬양을 부르고 성경을 읽었다. 그는 모든 성도들을 다른 도시로 안전하게 피신하도록 도운 뒤 마지막으로 그 도시를 떠났다. 페이즈 목사는 “믿음은 우리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검증된다”고 했다.
우리는 매일을 살아갈 믿음을 구해야 한다. 그는 “믿음은 저축되지 않는다. 과거에 뭘 했다고 해서 오늘 마주한 도전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믿음으로 하루를 마치고 내일이 되면 내일 필요한 믿음을 구해서 또 하루를 헤쳐 나가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매일 만나를 받았다. 우리는 주님이 내일 다시 ‘만나’를 주실 것을 믿어야 하다”고 강조했다.
페이즈 목사는 자녀 5명을 데리고 피난하는 한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줬다. 내전에서 남편을 잃은 이 여성은 2014년 도네츠크에서 키이우로 아이들을 데리고 혼자 피난했다. 그는 “이 여성이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계속 피란 중이라는 것에 놀랐다. 나는 내가 사역하는 르비우 교회로 온 이 어머니와 아이들이 독일로 가 정착하도록 도왔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몫을 감당했다. 용감한 여성”이라고 칭찬했다.
교회로 오는 이들 중에는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러시아 군인들조차 더이상 앞으로 갈 수 없게 된 피란민들에게 “저 교회로 가면 음식을 얻을 수 있다”고 귀띔한다고 했다. 교회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유럽으로 넘어간 이들은 “교회가 선포하는 것들이 참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그리스도인들은 이렇게 전쟁 가운데에서도 믿음과 사랑의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피란한 그리스도인들과 이 과정에서 복음을 알게 된 우크라이나인들이 유럽에서 전도자로 살도록 기도해달라”고 했다. 페이즈 목사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하는 한국교회에도 감사 인사했다.
사랑의교회는 전날까지 일주일간 진행된 특새에 국내외 1300여개 교회, 연인원 9만여명이 함께했다고 24일 밝혔다. 페이즈 목사 등 국내외 12명이 강사로 초대됐다. 오정현 목사는 “2003년 시작된 사랑의교회 특새는 이제 스무살의 패기와 젊음의 기백을 가졌다. 우리는 한국교회와 함게 부흥의 새 역사에 헌신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