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담는 콘텐츠…기후·환경 도서 판매도 매년↑

입력 2022-04-24 15:45 수정 2022-04-24 17:13
넷플릭스 ‘하나의 세상, 무한한 경이로움’ 컬렉션 이미지. 넷플릭스 제공

지난달 경북 울진과 강원 강릉·동해·삼척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은 서울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만523ha의 산림을 불태우며 2200여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남겼다. 대규모 산불이 잦아진 건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이상고온 현상과 겨울에서 봄까지 이어지는 극심한 가뭄이 세계 곳곳에 대형 산불을 만들어낸다고 기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영화와 소설, 음악 등 콘텐츠들은 이같은 전지구적 기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영상 콘텐츠는 기후변화의 미래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는 식수가 부족해진 가까운 미래를 보여줬다. 식수등급제, 깨끗한 물을 구하기 위해 달에 연구기지를 건설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위기감을 불러 일으켰다.

다큐멘터리 ‘브레이킹 바운더리:지구의 과학’ 스틸 사진.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올해 지구의 날을 기념해 지속가능성을 위한 콘텐츠 ‘하나의 세상, 무한한 경이로움’ 컬렉션을 공개했다. 지구의 아름다움을 담은 다큐멘터리부터 시리즈와 스탠드업 코미디 스페셜, 가족 콘텐츠, 요리 시리즈, 영화 등170편 이상의 콘텐츠로 구성됐다.

5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다큐멘터리 시리즈 ‘지구상의 위대한 국립공원’은 미래 세대를 위해 야생 공간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지난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브레이킹 바운더리:지구의 과학’은 문명이 시작된 이후 만 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유지해 온 지구의 한계가 인류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학 작품 속에서도 기후위기를 통해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한 서사가 각광받고 있다. 김기창 작가의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 등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소설들이 출간되는 추세다.

'지구를 위해 모두가 채식할 수는 없지만' (하루치), '덜어내고 덜 버리고'(오한빛), '에코 미니멀 살림 연습'(양순아) 등 기후 행동 관련 도서들. 예스24 제공

김초엽 작가는 과학(SF)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통해 인간이 숨쉴 수 없는 공기에 지배당한 지구를 묘사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은 ‘페스트의 밤’을 통해 100년 전의 팬데믹 상황을 보여주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언제든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역설하며 관련 정책이나 연구 과제 등에 대한 제언 또는 비판적 관점을 다룬 기후 교양서, 기후 변화를 늦추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실천 가능한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기후 행동서 등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예스24가 최근 환경 관련 도서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환경 문제나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책들의 판매량은 2018년 이후 매해 성장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1도가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크리스티나 샤르마허-슈라이버), '탄소 중립이 뭐예요?'(장성익), '그레타 툰베리, 세상을 바꾸다'(가브리엘라 친퀘) 등 어린이 환경 도서 신간들. 예스24 제공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콘텐츠 업계와 창작자들의 노력도 늘고 있다.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한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는 올해 콘서트 투어에서 2016~17년 대비 탄소 배출을 5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넷플릭스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탄소 순 배출 제로, 이제 다시 자연으로’ 프로젝트를 지난해 3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콘텐츠를 통한 대응은 팬덤을 타고 실질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영향력을 가진다. 글로벌 K팝 팬들이 주도하는 기후행동 플랫폼 ‘K팝포플래닛’은 국경을 넘어 다양한 팬덤이 연대해 환경을 위한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24일 “콘텐츠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세상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지구가 전제될 때 가능한 것”이라며 “제작에서 스트리밍에 이르는 모든 제작 과정에 탄소 중립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