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들도 물렸다…평균 7만원에 매입해 4.6% 손해

입력 2022-04-24 14:56

삼성전자 임원들이 올해 자사주를 대거 사들였지만 주가 부진이 지속되면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 보통주 또는 우선주를 장내 매수한 삼성전자 임원은 총 21명이다. 이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 5만2353주, 우선주 2000주 등 총 5만4353주로 38억687만원어치다. 이 기간 보유한 주식을 처분한 임원은 1명뿐이었다.

이들이 사들인 보통주 5만2000여주의 평균 매수가격은 7만200원이었다. 지난 22일 종가 67000원을 기준으로 하면 4.56%가량 손실을 본 셈이다. 임원들의 자사주 취득 단가 범위는 최저 주당 6만7700원부터 최고 7만8700원이었다.

자사주를 가장 많이 매수한 임원은 DX부문장을 맡고 있는 한종희 부회장이다. 그는 결제일 기준으로 지난달 15일 삼성전자 보통주 1만주를 주당 6만9900원에 매수했다.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8000주를 주당 6만9800원에 매수했고, 박학규 사장은 주당 6만9800원에 1000주, 주당 6만9900원에 5000주를 각각 사들였다. 김수목 사장은 3월 23일부터 4월 18일까지 5차례에 걸쳐 총 8000주를 주당 최저 6만8100원, 최고 7만400원에 분할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근방에 형성된 3월부터 임원들의 매수가 활발해졌다. 올해 자사주를 산 21명 중 절반이 넘는 13명이 3월 이후에 매수했다.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 속에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4.43% 하락했다. 이달 초 역대 최대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주가가 6만6000원대까지 떨어지며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통상 기업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주가 하락기에 임원들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주가가 ‘바닥’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D램 시장 우려를 충분히 반영했다”며 “D램 가격 하락 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며, 2분기까지 낸드 업황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 세계 노트북과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증했지만, 실제 판매 부진에 따라 재고가 증가하면서 올해 출하 역시 둔화하고 있다”며 “3월 중순 이후 DRAM 현물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하반기 IT,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개선에 대한 시장 확신이 점차 약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