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하룻밤 새 연쇄 방화를 저질러 1명을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2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인 채 경찰서에서 나온 A씨는 ‘피해자와 유족에게 하실 말씀 있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다른 방화는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4일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2건의 방화를 한 혐의를 받는다. 15일 오전 3시24분쯤 영등포구 영등포동 소재 4층짜리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는 3층에 있던 60대 남성 1명이 사망했고 4층에 있던 70대 여성 1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4시간 전인 14일 오후 11시5분쯤에는 영등포구 신길동 2층 건물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화재에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CCTV를 확인해 방화 혐의점을 포착한 후 15일 오전 6시쯤 두 번째 화재 장소 인근 노상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피해자들과 아무 관계가 없으며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두 곳 모두 돈을 훔치기 위해 들어갔다”며 “세상에 대한 불만 때문에 홧김에 불을 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법원은 지난 16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