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만 남기고 ‘생매장’ 푸들, 치료 중에도 ‘바들바들’

입력 2022-04-21 17:59 수정 2022-04-21 18:15
지난 19일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 공터 땅에 코만 남기고 묻혀있는 푸들(왼쪽). 구조된 푸들이 21일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오른쪽).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연합뉴스

코만 남기고 생매장된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던 푸들이 동물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21일 오전 9시 제주시 용광동에 있는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는 땅에 묻혔다가 구조된 푸들이 붕대를 감고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푸들은 오른쪽 앞발에 노란색 붕대를 감고 목에 고깔 모양 플라스틱 카라를 끼고 있었다.

산 채로 땅에 묻혔다 구조된 푸들이 21일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 푸들은 땅 속에 묻혔을 때 발버둥 치면서 발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수의사는 “상처를 핥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카라를 씌웠다”고 설명했다.

왼쪽 앞발에는 수액 줄이 연결돼 영양분이 공급되는 중이었다.

푸들의 두 눈에는 경계심이 가득했고 표정은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낯선 사람을 보고도 짖지 않았고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떨기도 했다.

7살 암컷 성견인 푸들의 몸무게는 2.4㎏였다. 통상 소형 푸들의 평균 체중이 4㎏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며칠 간 음식을 먹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호센터는 밝혔다.

푸들을 치료하는 고민수 수의사는 “아직 경계심이 강하고, 컨디션도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며 “그래도 어제보다는 먹이를 잘 먹고, 배변 활동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푸들은 지난 19일 오전 8시50분쯤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 공터 땅속에 코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모두 파묻힌 채 주민에게 발견됐다. 개가 묻힌 땅 위에는 돌까지 얹어져 있었다.

경찰이 해당 개의 등록칩을 확인한 결과 개는 주인이 있는 푸들로 확인됐다.

푸들의 주인은 “반려견을 잃어 버렸었다. 반려견을 찾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