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장애인단체 “전장연, 장애인에 부정적 이미지 심어줘”

입력 2022-04-21 17:40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 재개와 관련해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보수성향의 장애인단체들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총련)과 한국교통장애인협회(교장협)는 21일 전장연의 시위에 대해 “힘없는 시민들을 볼모로 자행하고 있는 정치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출퇴근을 볼모로 장애인들의 진정한 요구를 왜곡하는 계획된 정치 행위를 즉각 멈추라”며 전장연에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김락환 교장협 중앙회장은 “서민을 볼모로 수시로 행하는 비상식적 시위 행태는 장애인을 떠나 국민의 일원으로서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장애인 인권과 복지,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모든 노력을 훼손하고 왜곡했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 회원들이 2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이동권 대책을 비판하며 출근길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김 회장은 전장연의 시위가 이동권 보장 문제를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 문제로만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지하철뿐만 아니라 도로환경 개선 자체에 대한 이동권을 요구해야 한다”며 “전장연의 투쟁에 묻혀 엘리베이터만 놓이면 이동권이 개선되는 걸로 착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 설치된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을 위한 농성장도 철거할 것을 전장연에 촉구했다. 이들은 “이룸센터 앞은 수많은 단체들이 문화행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곳인데 집회장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장애인 정책이 미흡하다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 회원들은 이날 오전 7시쯤 2호선 시청역과 3호선 경복궁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로 열차 운행은 1시간가량 지연됐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